POSCO · 삼성전자우 고배당주 순매수 상위권에 줄줄이 포진 횡보장 속 안정적 투자 손길
펀드환매 ‘광풍’으로 몸살을 앓았던 투신권이 배당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연말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배당주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데다 횡보장 속에 안정적인 배당주에 손이 간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투신권은 전일 기준 323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사자’세로 돌아섰다. 펀드 환매 열풍 속에 하반기부터 지난달까지 무려 6조2600억원을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이 기간에 국내 주식형펀드는 44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며 종전의 최장기간 유출 기록(26거래일)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투신권이 이달 들어 사들인 종목에는 배당주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POSCO는 1098억7900만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POSCO의 저가 매력이 높아진 점도 매수세를 끌어들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우(331억6400만원), 한국가스공사(214억3800만원), LG전자우(39억1600만원), 현대차2우B(36억7300만원) 등 주요 배당주들이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통상 배당주의 투자 시기는 1~2월에 연말 배당 이후 주가 하락을 노리고 저가매수에 들어가는 투자, 7~8월에 배당주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 9~10월에 연말 배당을 노리는 투자 등 세 가지 시점으로 나눌 수 있다.
10월이 지난 지금도 배당주 투자 열기가 식지 않는 점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말까지 국내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보장하는 배당주의 매력이 현재까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고배당주의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보다 안정적이라는 조사도 나왔다. 박선오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연간 수익률이 0%라고 가정할 때 배당주에 투자하면 약 12.7%의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배당주 투자가 시장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배당주펀드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투신권의 배당주 구매를 부채질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6조원의 순자산이 빠져나간 것과 달리 배당주펀드에는 9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한편 내년 초부터는 배당주의 인기도 한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지난 경기 사이클을 보면 경기가 바닥을 친 이듬해는 항상 대형주펀드의 성과가 더 좋았기 때문이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올해는 국내 증시가 전체적으로 횡보장을 이어갔지만 내년 초부터는 국내든 국외든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국인 수급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