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아이비 분)의 빼어난 가창력보다, 샘(주원 분)의 애끊는 연기보다, 오다매(최정원 분)의 관록과 위트보다, 칼(이창희 분)의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연기보다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무대’였다. 지난 24일 본 공연에 들어간 뮤지컬 ‘고스트’는 ‘뮤지컬이 아니라 매지컬(magical)’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았다.

패트릭 스웨이즈와 데미 무어가 출연해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영화 ‘사랑과 영혼(원제 고스트)’은 당시 한국 영화시장에서 사상 최다 인원인 168만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이 ‘사랑과 영혼’이 원제목 그대로 2013년 한국에 뮤지컬로 찾아왔다.

뮤지컬 대본은 영화 ‘고스트’의 원작자인 브루스 조엘 루빈이, 연출에는 토니상을 수상한 매튜 워처스가, 무대효과에는 영화 ‘해리포터’의 마술효과를 맡은 폴 키에브가 함께했다. 2011년 영국 맨체스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첫 선을 보인 뒤 같은 해 7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식 공연을 시작했다. 당시 영국 언론은 ‘진정한 공연 마술’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에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뮤지컬 ‘고스트’는 라이선스 작품으로 비영어권 최초, 아시아 최초 공연이다.

공연이 시작하면 관객은 무대에 압도당한다. 2013년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를 그대로 공수했다는 무대는 공연을 보는 것인지 영화를 보는 것인지 착각할 정도로 시공을 손쉽게 뛰어넘는다. 샘과 몰리의 집에서 샘의 직장으로, 칼의 사무실로, 병원으로, 지하철로 바뀌는데 리얼리티가 살아있어 영화의 컷 전환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 공연 라이선스를 취득한 신시컴퍼니에 따르면 이 작품 오디션에는 75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수차례 토너먼트 오디션을 거쳐 음악적 실력을 검증하고 배역에 맞는 이미지의 배우를 선정하는 데 약 한 달이 걸렸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주목받은 뮤지컬 ‘고스트’는 올 연말 공연시장 흥행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공연은 내년 6월까지 장기로 진행된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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