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next?…K-팝의 미래

빅뱅·동방신기 한류 양강 승승장구 댄스·퍼포먼스 등 라이브무대 장악

日 위너, 데뷔전부터 8000명 팬미팅 中현지화 전략 엑소 1집 40만장 대박

질적 성장 K-팝, 美시장 공략 숙제로

“다음 K-팝(Pop) 스타는 누가 될까 일본인들의 관심이 많아요.”

지난 1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빅뱅 콘서트에서 만난 일본 YG재팬의 와타나베 요시미 사장은 빅뱅과 동방신기 이후 차세대 주자가 누가 될지 일본팬들이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SM, YG, JYP 대형 기획사들이 최근 속속 내놓고 있는 신인 그룹에 대해 일본 팬들의 관심은 한국 못지않다. 지난해 가을부터 빅뱅의 일본 6대 돔 투어를 같이 돌며 얼굴 알리기를 해온 YG신인그룹 위너는 데뷔도 하기 전, 팬미팅에 8000명이 몰릴 정도로 팬층이 형성돼 가고 있다. 일본에 위너가 있다면 중국에는 엑소(EXO)가 터를 닦았다.

최근 K-팝은 질적 도약의 시기를 맞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세계 시장 진출은 다소 무계획적이고 ‘남이 하니까 나도’ 식의 따라하기였다. 질적 수준 저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시장은 아시아로 축소됐다. 1년에도 수많은 아이돌그룹과 K-팝 스타가 배출되지만 명실공히 세계시장에 통하는 그룹은 몇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글로벌 시장 진출 2기를 맞는 현 시점에선 각 시장에 들어맞는 맞춤전략과 현지화가 요구된다.

K-팝의 최대 시장인 일본은 K-팝의 방향타다. 일본을 알면 K-팝이 보인다. 현재 일본에서 한류는 폭발적인 성장 대신 조용한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일본에서 K-팝은 그야말로 난립했다. 실력 있는 톱 그룹부터 한국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까지 너도 나도 일본을 찾으면서 일본팬들은 K-팝에 식상하는 듯했다. 특히 몇몇 준비되지 않은 아이돌의 질 낮은 공연은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이런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2013년 K-팝은 치열한 생존경쟁 끝에 살아남은 실력파 강자들의 무대로 채워졌다. 현재 일본의 K-팝 패권은 동방신기, 빅뱅의 양강구도로 설명된다. 이들은 일본인 아티스트도 깰 수 없는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빅뱅은 일본 6대 돔 투어 13회 공연으로 77만1000명을 동원했으며, 동방신기는 일본 5대 돔 투어 총 18회 공연으로 85만명을 동원하는 티켓파워를 자랑했다. 음반시장에서도 이들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동방신기의 5대 돔 콘서트 실황을 담은 ‘라이브 투어 2013 타임(LIVE TOUR 2013~TIME~)’은 발매 첫날 9만2623장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라이브 콘서트의 대성공은 최근 일본에서 K-팝의 위치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50대까지 아우를 정도로 팬층이 넓어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또 6대 돔 투어를 채울 만큼 강력한 콘텐츠가 지금으로선 K-팝 슈퍼스타 외에는 달리 없는 것도 경쟁력을 보여준다. 5만~7만명을 수용하는 돔을 채우고 관객을 만족시키려면 단순히 노래로는 역부족이다. K-팝 스타는 노래와 댄스, 퍼포먼스, 예능감까지 갖춰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일본 가수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여기에 K-팝 스타들을 방송에서 볼 수 없다는 팬들의 채워지지 않은 갈증도 발길을 공연장으로 향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은 K-팝 진출 초기, 카라와 소녀시대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방송 시청률까지 좌우하자 반한 감정이 대두되면서 K-팝 스타의 출연제한으로 이어졌다. K-팝 스타의 라이브 공연에 대한 팬들의 열광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방신기는 오는 4월 하순 요코하마 아레나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11개 도시를 돌며 총 26차례 공연을 펼친다. 특히 5월 하순 사흘간 도쿄돔 무대공연은 3년 연속으로 해외 아티스트로는 처음이다. K-팝이 라이브공연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주목받는 스타도 달라지고 있다. TV용으로 인기를 끌었던 걸그룹이나 여성 가수 대신 파워풀한 무대를 선사하는 보이 그룹이 대세다.

엑소(EXO)를 통해 잠재적 가능성을 본 중국 대륙시장은 사실상 K-팝의 최대 승부처다.

90년대 H.O.T. 신화 등 1세대 아이돌그룹이 K-팝 붐을 일으켰지만 이를 잇지 못했다. 엔터테인먼트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많은 제약이 따르면서 중국 진출은 중단됐다. 중국은 여전히 규제가 많기 때문에 현지화를 통한 돌파가 필요하다. 엑소는 이런 중국시장의 특성에 바탕한 전략으로 1집앨범 ‘XOXO’를 40만장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손담비, 애프터스쿨, 뉴이스트 등이 소속된 플레디스가 중국 대형 기획사 위예화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뉴이스트 엠을 선보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최근에는 중국도 인터넷을 통해 K-팝 팬들이 늘고 있어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K-팝의 새로운 채널로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나 여타 장르, 패션과 화장품 등 유통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얻는 것도 소비욕구가 강한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유효하다.

동남아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2013년 한 해 빅뱅은 12개국 월드투어로 80만명을 끌어모았으며 지드래곤은 57만명을 동원했다. 바통을 이어 2NE1은 올해 3월 1일 서울공연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등 9개국, 홍콩, 싱가포르, 요코하마 등 12개 도시에 걸쳐 총 17회 공연을 펼친다.

팝의 고장 미국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숙제다. 미국은 K-팝의 최신 동향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빌보드는 엑소를 ‘2014년 주목할 아티스트 14’로 선정했으며, 비의 컴백에도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 음악 전문 케이블 FUSE TV는 특집 기획 ‘FUSE LOVES SEOUL: From K-Pop to Hiphop’을 통해 한국의 K-팝 스타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K-팝 음원판매량 순위를 보면,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인기를 차지했다. 3위는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 4위는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 5위는 엑소의 ‘Gowl’이 올라 이를 통해 미국시장 스타일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중남미와 유럽시장은 현지의 K-팝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열기가 뜨겁지만 기대에 부응을 못하는 처지다.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시장파악이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글로벌 팬들은 여전히 K-팝 스타를 기다리고 있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