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쓰면 SNS 못쓰면 SOS’ 뉴미디어의 두 얼굴

한쪽에선 병들고… 시간 · 장소 불문…소통 편해졌지만 빠른속도로 확산 신상털기도 빈번

사실관계 확인없이 무차별적 전파 마녀사냥식 신상털기 피해자 양산

일부는 상처받고… 10대들 스마트폰 보급률 높아지며 온라인 학교폭력 ‘사이버불링’ 심각

‘내편 네편’ SNS선 편가르기 빈번 타집단 수용력은 갈수록 더 약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시대다. 사람들의 소통방식은 면대면 직접적인 방식에서 IT기기를 통해 전달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바뀌었다. 얼굴을 보고서는 몇 마디 주고 받지 않아도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에서 긴 글로 소통하는 일은 잦다. 간편한 소통방식으로 편리하기 그지없는 SNS지만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사생활 침해와 막말에 병든 SNS=SNS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과 장소의 경계를 허물고 실시간 소통으로 일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표현의 자유도 마음껏 누린다.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전파되는 신속성도 있다.

하지만 이는 SNS 사용자에게 부메랑이 되기도 한다. 각종 설문조사에서 SNS의 대표적인 폐해로는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노출 등이 가장 먼저 꼽힌다. SNS에서는 이용자의 관심을 끄는 이슈가 발생하면 검증에 필요한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재확산되기 십상이다. 폐해도 만만치 않다. 휘발성이 강한 사건이 발생하면 SNS에서는 가족과 직장, 거주지 등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는 신상털기와 허위사실 유포, 특정인 괴롭히기 등이 쉽게 일어난다.

이는 이용자가 감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얼굴 표정과 목소리는 감춘 채 IT기기를 이용해 자신의 의사와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한 데 따른 부작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악플과 막말 등에서 극대화한다. 강한 전파력을 가진 SNS와 익명성이 결합하면 또다른 강력한 폭력도구가 된다.

이는 일반인보다 쉽게 노출되는 연예인의 피해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몇해 전 야구스타와 스캔들에 휘말린 후 자살한 아나운서, 학력위조 논란에 시달렸던 타블로, 올초 위암 투병 후 숨진 가수 임윤택 등은 SNS의 폐해에 노출된 대표적 피해자다.

일반인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직원이 임신부를 폭행했다는 루머가 SNS에서 순식간에 유포된 ‘채선당 폭행사건’의 경우 SNS에서 사실관계 확인 없이 무차별적으로 퍼뜨려진 사례다. SNS에서는 특정이슈와 무관해도 개인신상정보가 인터넷에 공개되거나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활용돼 또다른 피해자를 양산했던 경우도 빈번하다. SNS는 삽시간에 전파되기 때문에 악의를 가지고 잘못된 정보를 퍼나르게 되면 그만큼 폐해도 클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으로 번진 왕따…퇴행하는 유대감=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 등은 이제 SNS를 타고 사이버공간으로 흘러들어왔다. 이른바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이다. 이는 SNS와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 등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언어폭력과 놀림, 따돌림 등을 뜻한다. 페이스북, 카카오톡처럼 아는 사람끼리 집단적 유대감을 나누는 결속형 SNS상에서 상대적으로 피해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10대 학생 사이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가 새로운 학교폭력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공짜로 그룹 채팅 등 또래문화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카카오톡의 장점이 오히려 학교폭력의 온상을 모바일로 옮겨오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피해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부산에서는 여중생 박모 양이 카카오톡에서 친구들이 자신을 따돌리는 메시지를 견디다 못해 자살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의 한 여고생이 카카오톡에서 10여명에게 집단으로 언어폭력을 당하다 투신자살하기도 했다. 또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사이버불링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피해사례 접수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지인에게 당하는 언어폭력의 상처가 신체폭력보다 더 깊을 수 있고, 지속적으로 일정기간 정신적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통의 대명사인 SNS의 아이러니한 면은 또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 이용하는 SNS가 사회적 유대감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페이스북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친구를 가장 먼저 추천해주고, 카카오톡은 전화번호를 공유한 사람과 모바일로 메신저를 주고 받는다. 이처럼 성향이 비슷한 집단끼리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SNS는 관심사가 다른 집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역기능을 만들기도 한다. 선거 등 정치적 이슈가 우리 사회에 발생하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여론이 양분돼 상대진영을 공격하는 모습은 이를 잘 보여준다. SNS에서 동조집단끼리만 소통하는 양상은 사회적ㆍ정치적 이슈가 생기면 사회구성원의 컨센서스를 함께 마련하는 게 아니라 특정집단 논리만 재확산하는 퇴행적인 모습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