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 한 해 이혼한 부부는 11만4300여 쌍. 이혼은 이미 삶의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로 자리잡았지만, 이혼 이후의 생활은 여전히 막막하기만 하다. 인생의 동반자를 떼어낸 생채기를 치유하기도 전에 닥쳐오는 생계와 양육의 문제는 결혼이 그렇듯 이혼도 현실임을 실감하게 한다.
이병철 ㈜디보싱 대표는 결혼에 버금가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인 이혼 이후의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계획해주는 조언자, 이른바 ‘이혼플래너’다. 이혼플래너는 현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육성에 나선 ‘신(新) 직업’ 100여개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이 대표는 정부가 이런 안을 발표하기 전인 2011년에 이미 국내 최초로 이 직종의 장을 열었다.
그 또한 10여년 전 이혼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이혼자의 삶에 대해 누구보다 깊은 공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혼을 선택하는 배경을 에둘러 표현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결혼을 합니다. 그러나 결혼의 현실이 견디지 못할 불행의 연속일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저는 이혼을 행복으로 가는 새로운 여정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여정은 결코 녹록치만은 않은 일이었다. 이혼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했고, 품안에서 칭얼대는 두 자녀 역시 한부모가정의 자녀라는 세간의 따가운 눈초리를 견뎌야 할 판이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혼자들을 마치 무슨 큰 하자가 있는 사람마냥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이혼자의 아이들을 결손가정이라는 미명하에 문제아에 준하는 취급을 한다”며 “이는 이혼의 상처를 싸안고 묵묵히 그 책임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이혼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이혼을 한 사람들의 모일 수 있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다가 체계적인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혼플래너가 됐다. 그는 “이혼을 결심할 때는 이혼만 되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착각을 하지만 진정한 이혼자로서 겪어야 할 어려움은 법률적인 관계가 끝나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이혼플래너는 이혼의 선배, 인생의 선배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정의 해체를 막아주기도 하고 이혼 외에는 대안이 없을 때는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준비를 해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이혼플래너 자격증을 정식으로 등록했다. 현재는 내년 초에 있을 1회 자격증 시험 교재를 만드는 일로 현재 분주하다. 그는 “미래의 블루오션사업인 위로산업에서 가장 미개척지인 부부나 이혼자들, 이혼자들의 자녀들에 대한 위로시장을 개척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정부 역시 적극적인 정책으로 위기가정의 해체를 막고 이혼가정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모든 복지를 우선하는 복지정책”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