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CEO 연봉규제 의미는…
저금리 기조·내수시장 침체 은행·증권·보험 실적악화 불구 적극적 자구노력 안보여
당국 15배 룰 가이드라인 제시 기본적으로 개별회사가 판단 어길땐 별다른 수단 없어 한계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고액 연봉에 제동을 건 것은 금융회사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다. CEO부터 성과보수 체계를 합리화해 비용을 적절히 관리하라는 의미다.
최근 은행, 증권, 보험 등 3개 권역 모두 저금리 기조 및 내수시장 침체로 영업 실적이 악화됐다. 어느 때보다 수익성 강화과 비용 절감 등 자구노력이 필요한 때인 것.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금융사들은 예상만큼 적극적이지 않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금융회사 비용 중 인건비가 70~80%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성과 체계만 잘 관리해도 비용의 일정 수준을 절감할 수 있다.
CEO의 보수 수준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하기는 사실 어렵다. 회사별로 처한 상황이 다를뿐더러 CEO의 연봉 책정은 개별 회사의 경영적 판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CEO의 연봉이 일반 직원 급여와 차이가 크다면 위화감이 들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금융당국이 ‘15배 룰’을 들고 나온 것은 유럽연합(EU)의 금융사 보수 규제 사례에 다소 영향을 받았다. EU는 지난 8월부터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에 대해 경영진의 보수가 일반 직원의 10배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성과급은 기본급의 3배를 초과할 수 없고, 주주의 동의가 있어야 2배까지 증액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금융회사의 CEO와 직원의 평균 급여 차이가 큰 편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65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CEO의 연평균 보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억원 이상 급여를 받는 고액연봉 금융 CEO들은 직원들보다 평균 20~26배가량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EU 규제 수준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금융 CEO의 연봉이 EU와 국내 평균의 중간인 15배 이하가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같이 금융 CEO의 연봉에 대해 강력한 규제 의지가 있지만, 실효성을 갖기는 사실 어렵다. CEO 연봉 책정이 개별 회사의 경영 판단에 의한 것이라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해도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이 연봉 규제를 성과보수 체계 모범규준에 포함시키지 않고 공문을 통해 가이드라인만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금융 CEO의 연봉 수준에 대해 가이드라인 제시 외에 별다른 통제 수단이 없다”며 “기본적으로 금융사 재량에 맡기되 가이드라인에 벗어나면 다른 방식으로 제재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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