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구조조정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던 외국계 은행들이 본격적인 ‘다운사이징(규모 축소)’에 들어갔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성장률이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그동안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기로 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국계 금융회사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수년 내 한국SC은행의 지점 수를 25% 줄여 250개만 운영할 것이라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해외사업 축소 계획이 나왔다는 점과 SC그룹이 한국SC은행을 지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SC은행은 그룹 정책을 선도하는 주력 자회사다. 한국SC은행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대로, 과거보다 축소됐지만 절대적인 규모는 다른 진출 국가에 비해 여전히 크다는 게 한국SC은행의 설명이다.
한국SC은행의 사업구조개편은 사실상 금융위기 이후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점 수는 2010년 말 408개에서 2011년 말 383개, 지난해 말 367개, 올 상반기 361개 등으로 계속 줄여왔다. 또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영업채널을 확대하고, 대출모집인을 줄이는 대신 영업점 직원들을 재배치 하는 등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을 매각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국SC은행 관계자는 “한국 금융산업의 성장 속도는 선진국 수준으로 둔화된 상태”라면서 “그룹 차원에서 성장률이 높은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국을 기반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도 경기둔화에 대비해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1분기에만 15개 지점을 줄였고, 7~9월 7개 지점을 더 폐쇄했다. 향후 경기상황에 따라 추가 지점 통폐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 경기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점포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지점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만큼 영업구역이 겹치는 곳은 지점을 통폐합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씨티금융지주는 지난달 대출판매 자회사인 씨티금융판매서비스(CFSK)를 청산하는 등 비용 절감에 매진하고 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도 개인금융업무를 중단하기로 하고 지난달 11개 지점 중 10개 지점을 폐쇄하는 예비인가를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았다. HSBC는 이달부터 신규 고객을 받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5개월 내에 본점인 서울 봉래동지점만 남기고, 모든 영업점을 폐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