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업계 거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아시아 최고 재벌인 홍콩의 리카싱 청쿵(長江)실업 회장에 이어 완커(萬科)의 왕스(王石) 회장과 소호차이나의 판스이(潘石屹) 회장 등 중국 부동산을 움직이는 큰손들이 잇따라 부동산 처분에 나섰다.

중국의 부동산 거품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돈 흐름에 민감한 이들이 미리 현금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대기업인 소호차이나가 최근 상하이에 있는 부동산 3개를 매각했다. 상하이 북부에 위치한 훙커구(虹口)구의 상업부동산 2개와 도심인 징안(靜安)구의 주상복합빌딩 1개다. 일부 지분을 판 것이 아니라 아예 통째로 매각했다.

소호차이나는 판스이와 장신(張欣) 부부가 경영하는 회사로, 그동안 베이징과 상하이의 상업 부동산 개발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상하이 부동산을 매각하자 분석가들 사이에서 시장 붕괴에 앞서 현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오피스빌딩 공급 과잉으로 임대료 하락을 우려한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소호차이나는 급매가로는 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왕스 회장도 최근 항저우(杭州)회사의 부동산지분을 매각해 30억위안(약 5255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회장은 부동산 거품론을 줄곧 주장해왔다. 그는 “거품붕괴가 일어나기 직전인 1980년대 말 일본과 상황이 똑같다”며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매각을 두고 왕 회장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며 상하이와 저장성의 부동산 지분도 곧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리카싱 회장이 상하이의 상업용 빌딩을 90억홍콩달러(약 1조2330억 원)에 매각해 중화권에서 발을 빼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9월 중국의 70개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보다 9.1% 상승했으며, 대도시의 경우 20% 넘게 치솟았다. 하지만 부동산 큰손들의 움직임은 다른 곳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 언론 화샤스바오(華夏時報)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에서도 지난 8~9월 이후 부동산 투자자들의 이탈이 시작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사이트 써우팡(搜房)의 통계에서도 지난 3월 이후 거래량이 계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10월부터 갑자기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일대의 천즈우 교수는 “중국의 부동산이 다른 나라와 달리 계속 상승세를 이어 갈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라며 “가격이 안 떨어지고 아직 거래가 살아 있을 때 팔거나 아니면 적어도 보유 지분을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존스홉킨스대 천젠 교수 역시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가 머지 않았다”며 거품 붕괴론에 동참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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