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국민감사 청구…유귀범 구룡마을 자치회장

열악한 생활환경 개선 한시가 급해 강남구청장 재선 위한 행정 말아야

“구룡마을 재개발 방식이 일부 환지(煥地) 방식으로 채택되면 국민이 낸 세금 지원 없이 은행의 융자를 받아 우리의 힘으로 집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567 일대에 위치한 서울의 대표적인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 이 마을에는 현재 1150가구 2300여명이 살고 있다.

유귀범(63) 씨는 1999년부터는 주민자치회장에 선출돼 현재까지 마을을 이끌고 있다. “구룡마을은 시급히 개발돼야 합니다. 주민생활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죠. 그동안 무허가 판자촌이라 전기, 상ㆍ하수도 등 주요 기반시설이 없었어요. 이 마을에 주민등록이 발부된 것도 2011년 5월부터였습니다. 그전에는 주민등록이 없어 애들을 학교에 보낼 수가 없었어요. 재개발 계획이 세워진 후로는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한 집을 전혀 수리할 수 없어 힘든 상황입니다.”

구룡마을 개발은 강남구가 2008년 자연녹지였던 구룡마을 일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2011년 서울시가 공영개발안을 확정하면서 본격화됐다.

유기범 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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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범 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유기범 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유기범 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유기범 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하지만 최근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발 방식을 두고 갈등을 벌여 재개발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서울시가 공영개발에 환지 방식을 도입해 재개발하겠다고 하자 강남구가 이에 반발한 것.

강남구는 환지 방식을 도입하면 대토지주들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는다며 완전 공영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완전 공영개발을 하게 되면 초기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데다 현 거주민 1150세대가 재정착하지 못하고 또 다른 무허가 판자촌을 만들수 있어 환지 방식으로 거주민을 재정착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구룡마을 주민들은 1만평을 매입해 현재 400여 가구가 33㎡(10평)씩 등기를 마쳤다. 그러나 돈이 없어 매입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대토지주가 신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갈등이 계속되는 사이 지난달 30일 구룡마을 주민과 토지주 및 관련 단체들은 유 회장의 주도로 감사원에 강남구청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유 회장은 “서울시가 주장하는 환지 방식으로 재개발이 되면 일부 토지를 토지주가 개발할 수 있게 됩니다. 토지주는 20년가량 행사하지 못했던 재산권을 행사하게 되고, 구룡마을 거주민들은 ‘집’이 생기게 됩니다. 환지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지면 대토지주가 1만평의 토지를 무상양도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땅에 지을 아파트 건축비는 토지를 담보로 가구당 1억원가량의 은행 융자를 얻어 20년 분할 상환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어 “자본주의 국가에서 우리만을 위해 세금을 쓰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토지주와 거주민이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 국민부담 없이 강남의 무허가 판자촌을 잘 꾸미겠다고 하는데 강남구청이 결사반대하는 것은 내년 6월 구청장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인 박원순 시장과 각을 세워 공천을 따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는 구청장이 구민을 위한 행정을 해야 하는데 자신만을 위한 행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재개발이 환지 방식으로 정해져도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토지주들이 주민에게 넘기기로 약속한 땅을 주지 않을 경우다.

“토지주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두 나서 또 한 번 싸울 것입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대토지주들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