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미술관 라이언 맥긴리展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스물이었고 겨울이었다. / 길 위 모든 것이 얼어붙어 서서히 드러났다. / 나는 모진 생각과 싸우고 있었다. / 더 무엇을 해야하는 것일까. 알 수 없지. / 그게 어른이야. 아마. … (후략) - 유희경 「별」
시인 유희경의 시에서도 드러나듯 젊음은 자유와 열정, 해방과 순수, 불안, 방황, 일탈을 내포한다. 서로 상충되는 다양한 감정들이 폭발적인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 끝도없는 슬픔으로 허탈로 몰아가기도 한다. 이런 젊음을 솔직하게 사진으로 표현한 미국의 샛별 ‘라이언 맥긴리’가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사진전을 연다.
라이언 맥긴리(35)는 24세라는 이른 나이에 미국휘트니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PS1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젊은 사진작가다. 일례로 2010년 소호에서 열린 맥긴리 개인전 오프닝을 보기위해 3000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어 행사를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2011년 전시에는 전년의 전례가 있어 전시장으로 향하는 모든 도로를 차단해 소호블록데이를 진행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번 한국 전시는 지난 14년간의 작업을 한자리에 모았다. 가장 초기작으로 가족ㆍ친구의 모습을 담은 ‘스냅샷’ 시리즈, 미국 전역을 횡단하며 젊은 세대가 꿈꾸는 환상적은 풍경을 포착한 ‘로드 트립’ 시리즈,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보여주는 ‘애니멀’시리즈, 스투디오에서 촬영한 흑백 초상화 시리즈 등이 선보인다. 전시장을 찾은 맥긴리는 “회고전이나 중간정산 전시라기 보단 지금까지 제 작품을 연구하는 서베이 쇼 같다.”며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작품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평했다.
맥긴리는 이어 “피사체, 풍경, 빛, 역동성에서 차별점을 지난다”며 자신의 작품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피사체는 대부분 미술가, 행위 예술가, 댄서, 작가 등 아티스트다. “교감하기 쉽고, 제 비전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예술가들과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진의 배경이 되는 풍경은 모래밭, 밀밭, 바다, 호수 등으로 열리고 광활한 지대를 선호하는데, 이런 공간에서 모델들이 달리고, 뛰고, 떨어지고 춤추는 등의 역동성이 잘 표현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맥긴리는 일출 전 두시간과 일몰 후 두시간을 ‘매직 아워(magic hour)’라고 칭하며 그 시간에 작업을 즐긴다고 한다. 빛이 가장 부드럽고 아름다워 환상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맥긴리의 작품이 이렇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는 이유는 카메라가 갖는 찰라를 포착하는 속성으로 젊음이라는 눈부신 순간을 빛, 색, 그리고 에너지로 재구성 했기 때문이다. 전시를 개최한 대림미술관 관계자는 “젊음의 시기를 표현한 수많은 작가는 많다. 하지만 라이언 맥긴리의 작품은 우울, 방황으로 일관됐다기 보단 기쁨과 희망 메시지가 강해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다.”며 젊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위로와 격려를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7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진행된다.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5시부터 한시간 반 동안은 대림미술관에서 마련한 청춘 PASS프로그램이 있다. JOH 조수용 대표, 영화감독 이준익, 시인 유희경 등이 연사로 나서 젊은이들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 전시는 대림미술관 전 층을 전시장으로 활용하며 곳곳에 유희경 시인의 글이 숨어있다. 맥긴리의 사진과 함께 감상하면 보다 풍부한 감수성으로 전시를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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