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명→200명으로 상담원 절반 이상 구조조정…비노조원 대상
-서울시 “직접고용 위한 사전 작업” 해명 불구 상담원들 반발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서울시가 120다산콜센터에 대해 강제적인 조직 폐지 및 축소로 인력감축에 나섰다. 상담원인력을 지금의 절반수준으로 줄일 방침으로 상담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시는 직접고용을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해명했지만 상담원들은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친노동계 인사인 박원순 시장이 2011년 취임직후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강제 인력구조조정이후 또 비 노조원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비스만족도조사(PCRM)팀 폐지…인력 절반 축소=서울시는 지난 11일 다산콜센터 PCRM팀에 이달 31일자로 부서를 폐지한다고 통보했다. PCRM팀은 직접 시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 행정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및 청렴도 등을 조사하는 부서다.
시는 해당 인력 전원을 상담 업무 교육 이수 후 상담사 업무에 배치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상담팀도 다른 기관으로 이관ㆍ축소될 계획이다. 시는 경제진흥실 산하 글로벌센터로 외국인상담 업무를 통합하고 다산콜센터 인력 일부를 센터 소속으로 바꿀 방침이다. 남는 인원은 일반 상담업무로 배치한다. 시는 다산콜센터 비상담부서 중 수화팀은 장애인 편의를 고려해 남기기로 했다. 시는 지난 9월 다산콜센터의 맛집안내 등 단순생활민원 응대 업무는 장기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직개편과 함께 상담원 인력 감축에도 나선다. 시는 현재 470여명인 상담사원 인력을 미국 뉴욕시 311 핫라인센터 상담원 수인 200여명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시는 인력감축을 위해 최근 1년여간 상담원 신규채용을 하지 않았다. 상담원은 워낙 이직률이 높아 이전까진 두 달에 한번꼴로 신규채용을 해왔다. 이로 인해 지난 9월 파업 예고 당시 500여명이었던 상담원 수는 현재 470여명으로 30여명 줄어든 상태다.
김선순 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이번 조직개편은 다산콜센터 상담원의 직접고용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다산콜센터의 상담 본연의 업무 회복과 인력감축을 통해 조직을 최대한 슬림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시는 이달 말일께 용역결과에 따른 다산콜센터 조직개편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방침이다.
▶상담원들, “하루 아침에 날벼락…비노조원만 차별하나” 반발=서울시의 이런 방침에 상담원들은 하루아침에 날벼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상담원 김보경(39ㆍ여)씨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올해 말로 부서가 폐지된다는 얘기만 들었다”면서 “무슨 교육을 받는지, 처우는 어떻게 변경되는지 전혀 얘기가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 대부분은 전화만족도 조사 업무만 4~5년 해온 장기근속자들이다. 상담업무와는 동떨어진 업무에 익숙한 인력인 셈이다. 몇몇은 상담업무 부적응으로 팀을 옮겼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기존 상담인력과 숙련도 차이에 따른 임금차등 및 업무 부적응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절반 가량은 사직할 뜻을 밝혔지만 이 조차도 막힌 상태다.
상담원 차모씨는 “실업급여라도 받을 수 있게 부서폐지에 의한 권고사직, 희망퇴직 처리를 요청했지만 회사가 불가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직률이 높으면 서울시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게 돼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서울시의 ‘칼질’이 비노조원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PCRM팀은 16명 중 팀장과 노조간부를 제외한 14명이 사실상 비노조원이다. 외국인상담팀도 외국인이 많다. 방글라데시, 베트남 국적의 상담원로 대부분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 다산콜센터 노조는 지난해 9월 서울시의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며 출범했다. 민주노총 산하 희망연대노조 소속이다.
이로 인해 시가 비 노조원 중심으로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단체 반발은 줄이고 친노동계 인사라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위치도 공고히 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박원순 시장의 대표 공약이지만 다산콜센터의 경우 워낙 조직이 방대해 직접고용을 주저해 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공약이행과 예산부담 등의 상황이 충돌해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한 것 아니겠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동계 요구도 무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