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오로라공주’, 드디어 끝!”

기이한 세상이었습니다. 불가능이 없는 ‘임성한 월드’ 말입니다. 막장을 넘어 안드로메다 드라마로 불렸고, ‘전파 낭비’라는 비난도 떠안았던 ‘오로라 공주’가 마침내 막을 내립니다. MBC 내부에서조차 조롱과 비난이 끊이지 않았던 이 드라마, 임성한 작가에게도 쉽지 않은 7개월이라는 이야기가 속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이 7개월 내내 끊이지 않았습니다. 무속신앙에 대한 집착과 ‘데스노트’를 방불케 하는 주요 연기자들의 사망선고,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비상식적인 설정,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황당무계한 대사가 연일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무리한 연장에 작가 퇴출 서명운동까지 일었습니다. 결국 마지막 연장은 포기하며 종영하지만 ‘오로라 작가’를 바라보는 MBC PD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았습니다.

사실 ‘오로라 공주’는 성과가 괜찮습니다. 시청률이 상당하죠.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지난 11월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2위에도 올랐죠. 1위는 ‘무한도전’이었습니다. 욕하면서 본다는 ‘욕드’, 복장 터져도 본다는 ‘복드’의 논리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때문에 마지막 연장 저울질을 두고 MBC 내부에선 고민이 깊었습니다. 이미 지난 9월 임 작가의 요구로 30회를 연장한 뒤 또 다시 50회 연장설이 솔솔 새나왔죠. MBC에선 절충안으로 25회 연장을 염두했으나 12명의 출연자 하차와 막장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이 거셌습니다.

결국 MBC도 손을 들었습니다. 드라마국은 물론 예능국과 교양국 PD들마저 ”내심 얼마나 연장하고 싶었겠냐“는 조롱도 나왔습니다. 시청률 상승으로 덕을 보게될 간부들의 이름을 거론하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시청률은 광고완판을 부르고, 그 결과에 따라 관계자들의 포상도 달라지는 법이니까요. 그러니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시청률의 노예’라는 씁쓸한 자기비판도 나옵니다.

결국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오로라 공주’의 종영에 MBC에선 쾌재를 부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 홍보팀에선 ”시청률은 잘 나왔지만 우리에겐 너무 힘든 드라마였다“고 토로합니다. 매일같이 논란 기사가 쏟아져 뒷수습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니 내심 빨리 종영하고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합니다. 현재로선 말이죠. 급기야 드라마국의 모 CP는 “문제적 작품이 드디어 종영한다”며 고통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음에 환호했습니다.

전소민(영화배우)
기이한 세상이었습니다. 불가능이 없는 ‘임성한 월드’ 말입니다. 막장을 넘어 안드로메다 드라마로 불렸고, ‘전파 낭비’라는 비난도 떠안았던 ‘오로라 공주’가 마침내 막을 내립니다.
전소민(영화배우) 기이한 세상이었습니다. 불가능이 없는 ‘임성한 월드’ 말입니다. 막장을 넘어 안드로메다 드라마로 불렸고, ‘전파 낭비’라는 비난도 떠안았던 ‘오로라 공주’가 마침내 막을 내립니다.

임 작가는 이번 작품을 끝낸 이후 당분간 휴식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종영을 앞두고 임 작가와 마지막 통화를 나눴던 MBC 관계자에 따르면 ‘오로라공주’의 집필 과정은 임 작가에게도 고된 작업이었다고 합니다. ”이번 작품을 쓰는 동안 굉장히 힘들었다“는가 하면 남편인 故 손문권 PD의 죽음에 대해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였다“고도 했습니다. ‘오로라공주’는 원래 손 PD와 함께 준비하던 작품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당초 계획보다 2년이나 늦게 전파를 타게됐습니다. 드라마에선 임성한 작가와 손문권 PD의 스토리를 연상케하는 내용도 담겨 업계에선 ‘임 작가의 힐링스토리’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았습니다. 7개월 간의 작업으로 임 작가는 현재 36.5kg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라고 합니다. 가뜩이나 왜소한 체구인데, 작품 스트레스로 살이 많이 빠졌다고 합니다. 복잡다단했던 심경에 홈페이지에 감사글까지 남긴 건 아닐까 하는 추측도 나옵니다. 매머드급 논란에 ”객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연출부 의견도 듣고, 심의실 의견도 수용하고 특히 예민할 수 있는 사안에선 기획자인 김사현 본부장의 조언을 들어가며 최대한 단점을 줄이려 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놓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으리라는 MBC 내부의 추측입니다.

MBC 관계자는 임 작가에 대해 워낙에 두문불출하는 데다 언론노출도 싫어하고, 지금까지 딱 세 번 정도 임 작가와 통화를 나눴는데 매번 새로운 전화번호였다고 전해줬습니다. 아마도 자신과의 통화 이후 또 다시 전화번호를 바꿀 기인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어찌됐건 ‘오로라공주’는 떠납니다. 이제 딱 2회를 남겨뒀습니다. 148회 방송분에선 여주인공 오로라의 임신 소식부터 출산 장면까지 LTE급으로 이야기가 전개됐죠. 시청자 사이에선 결말에 대한 몇 가지 추측이 떠돌고 있습니다. 출산을 앞둔 오로라 아기의 환생설이죠. 결국 세상을 떠난 황마마와 떡대(알래스카 말라뮤트)로 갈리고 있습니다. 누가 됐든 ‘안드로메다’ 급 결말입니다. 마지막 데스노트의 주인공이 등장하리라는 설도 있습니다. MBC에선 결말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 중입니다. 못하는게 없는 임성한 월드의 결말이 참으로 기대됩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