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내년 1월부터 양적완화 규모 100억弗 축소

버냉키 ‘완만한 출구전략’ 선택 글로벌금융·실물경제 영향 촉각

‘화려한 돈잔치는 끝났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5년간 3조달러를 무차별 살포했던 미국 중앙은행이 마침내 ‘출구의 빗장’을 풀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8일(현지시간) 현행 월 850억달러인 양적완화(QE) 규모를 내년 1월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기준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는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친절한 버냉키’답게 ‘완만한(moderate)’ 속도의 온건한 출구전략을 선택한 데 고무된 글로벌 주식시장은 일제히 환호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Fed가 장기 초완화 정책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섬에 따라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새로운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QE 축소 규모는 시장 전망대로 소폭에 그쳤지만, 100억달러 축소의 상징적인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는 평가다.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안착하기 전에 Fed가 유동성의 물을 빨아들일 경우 자칫 잠재돼 있던 ‘암초(악재)’가 속속 드러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각국은 미국의 출구전략 여파가 금리와 환율,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을 넘어 실물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QE가 내년 중반 완전 종료되고, 이르면 오는 2015년부터 미국의 정책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국의 정교한 정책 대응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달러강세로 19일 엔화 환율이 한때 달러당 104엔대를 돌파,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엔저 가속화에 따른 수출경쟁력 저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5월 ‘버냉키 쇼크’로 제2의 외환위기 우려가 고조됐던 신흥국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모간스탠리는 이번 테이퍼링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국가로 브라질과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을 꼽았다.

오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