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만했다. 드라마 제작사 그룹에이트는 과거 히트작이었던 ‘꽃보다 남자’를 떠올리며 ‘제2의 꽃남’을 기대했다. KBS에선 “젊은 취향의 산뜻한 멜로”가 될 것이라 했지만, 젊은 시청자들은 조금 더 산뜻하고 사악했던 ‘상속자들(SBS)’로 채널을 돌렸다. ‘예쁜 남자’의 현재는 참담하다. 6.3%(닐슨코리아)로 출발했던 드라마는 2%대까지 떨어졌다. ‘상속자들’이 떠난 안방에서도 ‘별에서 온 그대(SBSㆍ15.6%)’, ‘미스코리아(MBCㆍ7.0%)’에도 한참을 미치지 못한 3.5%를 기록했다. 자칫 PPL(간접광고) 수혜자인 ‘마테 모카’만을 남길 수도 있는 상황, ‘예쁜 남자’는 지금 심기일전이 필요한 때다. 시청자들의 외면에는 이유가 있었다. ‘오디션’ ‘언플러그드 보이’를 그린 천계영 작가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해 출사표를 던졌으나 이는 곧 원작만화의 ‘한계’로 지적됐다. 장근석의 반복된 ‘이미지 소모’도 문제였다. ‘예쁜 남자’는 가진 거라곤 ‘절세미모’와 ‘출생의 비밀’ 밖에 없는 남자, 독고마테(장근석)가 10명의 알파걸을 만나며 인생의 성공법칙을 터득해가는 성장드라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인맥 관리법, 돈 버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간결하게나마 등장하는 백과사전식 전개다. 문제는 그 과정의 유치함이다. 만화 원작에 충실한 나머지 만화 속의 비현실적 장치들이 드라마 안에 그대로 들어와 리얼리티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몰입도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만화를 드라마로 옮길 때는 만화적인 상상력과 극적 상상력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며 “드라마는 현실에서 배경하는 실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극적인 리얼리티를 확보해야 하는데 포인트를 잘못 짚었다. 만화적인 요소가 단편적인 재미는 주지만 각색의 문제로 ‘예쁜 남자’에는 공감 코드가 적다”고 짚었다. 타이틀롤을 맡은 장근석의 ‘캐릭터 답습’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동안 ‘미남이시네요’, ‘메리는 외박중’을 통해 보여줬던 까칠한 꽃미남 이미지가 소모적으로 활용돼 드라마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라지만 ”장근석의 꽃미남 모델같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배우에게도 적절하지 않은 선택(윤석진)”이라는 지적이다. 아이유도 마찬가지다. 캐릭터로의 몰입이 빠른 아이유는 전작 ‘최고다 이순신’은 작품 외적인 논란으로, 이번 ‘예쁜 남자’는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로 배우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예쁜 남자’의 추락 원인을 짚다 보면 결국 방송사와 제작사의 스타 마케팅의 한계로 되돌아가게 된다. 한 드라마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트렌디 드라마의 경우 아시아 시장을 겨냥, 한류스타들을 캐스팅해 홍보효과를 얻고 있지만 과거처럼 안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그런데도 여전히 한류스타들에 의존한 캐스팅만 신뢰하는 안일한 작품들이 등장한다”고 꼬집었다. 시청자들은 외면하지만 수혜자는 벌써 등장했다. 이른바 ‘마테 모카’다. 드라마의 촬영장소인 카페 드롭탑의 강남 학동사거리 점은 이미 해외팬들의 관광명소가 됐다. 카페 드롭탑 관계자는 “독고마테가 즐겨마시는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인 ’러블리 베리 모카‘와 ’트윙클 민트 모카‘는 방영 이후 현재까지 매출이 30%가 증가했고, 독고마테가 사용한 머그컵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해외팬들의 경우 매장을 방문해 MD 제품을 싹쓸이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승희 기자/s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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