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멤브레인 소재산업단
여러 가지 물질이 섞인 혼합물에서 원하는 물질만 걸러주는 정밀 여과막(필터) 기술인 멤브레인(Membrane). 멤브레인은 특정 성분만 선택적으로 통과시켜 혼합물을 분리할 수 있는 고체 또는 액체막을 뜻한다. 흔히 정수 및 해수 담수화 등의 용도로만 인식되지만 기체분리, 차세대 에너지의 핵심 소재로 사용 범위가 넓어지는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멤브레인 산업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의 특정소재 기업이 세계시장 수요와 공급을 좌지우지 하면서 높은 기술 장벽을 쌓았다. 미래 그린에너지 산업을 주도할 멤브레인 소재 부문에서 한국의 반격이 시작됐다. ‘꿈의 소재’를 개발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려는 WPM(10대 핵심소재) 사업을 통해서다.
코오롱 지능형 멤브레인 소재 사업단(단장 노환권·코오롱 패션머티리얼 상무)은 지난 2010년 출범, 세계 최고 멤브레인 기술 개발이라는 기치 아래 희망을 쏘고 있다. 주관 기관인 코오롱패션머티리얼(FM)을 비롯해 21개 기업과 기관이 의기투합해 기술 제국주의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사업단의 목표는 취약한 멤브레인 소재기술을 선진국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려 최강자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코오롱FM은 개발을 총괄하면서 연료전지용 멤브레인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연료전지는 태양전지와 함께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사업이 3년째 접어들면서 가시적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사업단은 섭씨 150도 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연료전지용 멤브레인 개발을 완료했다.
특히 참여기관인 현대자동차의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체제 구축은 연료전지 핵심소재인 강화복합막을 만드는 코오롱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현재 연료전지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스택의 핵심 소재는 강화복합막으로 전량 미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사업단이 연료전지용 강화복합막 개발에 성공하면 국산화 비중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요기업인 현대자동차가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1단계를 마친 현재 400도 열을 견딜 수 있고 85% 이상의 다공성을 보유한 내열 지지체와 0.15s/㎝ 이상 성능의 탄화수소계 이온 전도체를 복합화한 연료전지용 멤브레인을 개발했다. 또 20~50㎚의 기공 크기에 기공도가 25% 이하인 FO용 저저항 친수성 구조 지지체와 17~20bar 수준의 자극 감응성 유도용질 설계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사업단은 또 수처리용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중공섬유(내부에 마카로니 모양처럼 공기구멍이 뚫린 섬유) 멤브레인 제조에 성공했다.
사업단은 개발해낸 기술 중 일부를 참여 중소기업들에 이전해 사업화를 지원하는 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사업에 참여한 (주)CNL에너지의 경우 코오롱에서 개발한 기술을 이동용 연료전지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는 OBIGGS(고온 하에서 사용가능한 탄화규소막) 시스템을 생산하는 이엠코리아(주)와 천연가스 설비업체인 (주)원일티엔아이가 합류해 부품 국산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사업단 참여 기관은 1단계 815억 원을 시작으로 2018년 사업 종료 시점까지 모두 7709억 원을 사업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런 투자를 통해 약 20조원 규모 세계 고부가가치 멤브레인 시장에서 1조2000억 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50개 신규 일자리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창조경제는 비단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만 의미하진 않을 것이다. 불필요한 국부 손실을 줄이고 국산 소재의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는 것 역시 훌륭한 창조경제가 될 수 있다. 사업단은 멤브레인 소재 국산화의 선두에서 성급하게 실적에 매달리지 않고 긴 호흡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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