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만기액 5조5500억 최다 신용등급별 양극화 부담도
회사채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가운데 신용등급별 양극화와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까지 불거지며 시장 위축이 가속화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부실업종의 회사채 만기가 집중돼 있어 회사채 시장이 큰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17일 회사채 시장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4년 일반 회사채의 만기도래 금액은 약 41조2000억원으로 올해 38조7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월별로는 내년 2월 만기액이 5조5540억원으로 가장 많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4조5890억원, 4조5020억원이 도래하는 등 상반기에만 24조2000억원의 만기가 몰려 있다. 특히 업황부진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운 BBB등급 건설업종은 2월에만 1900억원의 만기가 돌아와 후폭풍이 예상된다.
조선ㆍ해운업 등 한계기업의 자금조달 여건도 여전히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2월은 회사채 시장의 차별화로 자체 상환 물량이 가장 많은 시기”라며 “부실업종을 비롯한 채권시장의 차환동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등급별 양극화도 회사채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A등급 회사채와 BBB등급 회사채의 순발행액은 각각 -2조5080억원, -1조6680억원를 기록했다.
A등급 회사채의 경우 2011년 4조120억원, 2012년 5조8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순발행이 유력하다. 웅진과 STX, 동양 사태 등으로 A등급 회사채가 시장에서 외면받으며 양극화가 극심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채를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일반 회사채를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총액은 36조82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감소했다. 반면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등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총액은 3조4829억원으로 141.9% 증가했다. 올해 전체 회사채 순발행액도 작년(20조3550억원)의 절반인 10조~12조원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까지 회사채 시장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현금이 부족한 기업은 자산매각이나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아 전체 발행량이 줄고 있다”면서 “내년 초에도 시장 부진이 계속된다면 내년 전체에 걸쳐 회사채 시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