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테러전능력 확대 방향 조직개편 직원들 부당업무지시 거부 명문화 ‘안전판’ 정치중립 위반땐 처벌강화·공소시효 연장

대공수사업무·정보수집 제한 명확한 반대 “업무상 불가피” 민간기관 상시출입은 제한 국회통제·정보공개범위 등엔 기존입장 고수

12일 국가정보원이 내놓은 자체 개혁안이 민주당 등 야당이 그동안 요구해온 강력한 개혁안과 차이가 커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여야 4자 회담에서 국정원 개혁특위에 합의했지만, 청와대와 국정원은 여전히 국회의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임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도 이 같은 국정원 자체 개혁안을 적극 옹호하는 입장이어서 향후 국정원 특위의 개혁방안 마련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국정원의 자체 개혁안 핵심은 내부통제 강화다. 국정원의 정보수집을 위한 기관 출입은 유지하지만, 정당이나 언론사를 고정적으로 상시 출입하는 것은 중단하기로 했다. 정보수집의 구체적인 방법은 ‘관행’에 의한 것일 뿐 국정원 법에 정해진 것이 아니므로 남재준 원장이 동의하면 당장 시행이 가능하다.

아울러 정치 개입을 막기 위한 방안은 대폭 강화했다.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한 직원들의 처벌 수위도 지금보다 높이고, 그 공소시효도 늘리기로 했다. 또 직원들 스스로가 상관의 부당한 정치 개입 지시에 대해 거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할 방침이다. 현행 국정원직원법 15조는 직원들이 취임선서에서 ‘법령 및 직무상의 명령을 준수ㆍ복종하며’라는 조항이 있다. 아울러 동법 제17조는 외부 증언을 할 때도 법원의 허가를 얻어 국정원장 허가를 얻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석을 적극적으로 해서 직원의 정치개입 여지를 축소했다. 여기까지는 국정원과 여야 간 별다른 입장 차가 없다.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위는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자체 개혁안을 듣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위는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자체 개혁안을 듣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위는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자체 개혁안을 청취했다. 민주당은 자체 개혁안이 터무니 없을 만큼 부족하다고 반발했고, 새누리당은 정치개입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환영했다. 특위 위원장인 정세균 민주당 의원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데, 남 원장이 새누리당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위는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자체 개혁안을 듣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위는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자체 개혁안을 듣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위는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자체 개혁안을 청취했다. 민주당은 자체 개혁안이 터무니 없을 만큼 부족하다고 반발했고, 새누리당은 정치개입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환영했다. 특위 위원장인 정세균 민주당 의원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데, 남 원장이 새누리당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

하지만 그다음이 문제다. 국정원은 민주당이 검찰 이관을 요구한 대공수사권을 그대로 유지했다. 국정원 법 제3조에는 형법 중 내란의 죄, 외환의 죄, 군형법 중 반란의 죄, 암호부정사용죄, 군사기밀보호법에 규정된 죄,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권을 인정하고 있다. 보안과 정보와 함께 국정원 직무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국정원은 오히려 이날 최근 정보전 추세를 설명하며 사이버 테러 작전 등 민간 정보보호 능력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불러왔던 대북 사이버전 수행과 관련, 디도스 공격 증가 등을 이유로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춰 향후 정치적 논란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10월 공개한 조직개편에서 1, 2, 3차장이 대공, 국내, 해외를 맡는 방식에서 대공ㆍ국내, 해외, 과학기술을 담당하기로 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국정원 조직개편은 국정원장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결정하면 된다. 국회 권한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다.

예산투명성 강화 방안도 이날 자체 개혁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예산이 공개되면 국정원의 활동내역을 추정할 수 있어 업무상 보안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국정원법 12조는 국정원의 세출예산 요구는 총액으로 하며, 첨부서류는 제출하지 않을 수 있고 비밀활동비의 경우 다른 기관의 예산에 계상할 수 있다.

다만 현행 겸임상임위인 정보위를 상설화하는 데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상임위 운영은 국회 담당사안인 만큼 국정원이 간섭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국정원 자체 개혁안 내용대로면 현행 국가정보원법은 제18조 정치관여죄에 대한 처벌조항만 손보면 된다.

하지만 특검까지 뒤로 미룬 민주당이 워낙 개혁특위에 당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만큼 이번 국정원 자체 개혁안에 최종안이 될 가능성은 낮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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