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ㆍ알라배마(미국)=김상수 기자]“24시간 내내 손에서 전화기를 놓지 못하겠어요.”

현대ㆍ기아자동차 생산공장과 협력업체가 대거 모여 있는 미국 조지아ㆍ알라배마 지역에 때아닌 ‘24시간 전쟁’이 치열하다. 현대ㆍ기아차가 3교대에 돌입하면서 현대ㆍ기아차 공장은 물론, 관련 협력사까지 모두 24시간 근무 체제에 돌입하고 부터다. 관련 물류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현대글로비스도 마찬가지. 밤낮없이 생산하고 실어나르며 조립하는, 이역만리 미국 시골마을에서 펼쳐지는 한국 기업의 숨 가쁜 24시다.

현대ㆍ기아차가 3교대 24시간 생산체제에 돌입하면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곳은 관련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조지아ㆍ알라배마 법인이다. 개별 공장에는 각자 생산하는 부품만 신경 쓰면 되지만, 현대글로비스는 각 업체로부터 받는 2400개 이상의 부품을 3교대에 맞춰 모두 제때 공급해야 한다. 현대글로비스 미국법인도 현대ㆍ기아차에 맞춰 자연스레 3교대제를 도입했다. 이홍기 현대글로비스 조지아법인장은 “24시간 공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퇴근 이후에도 항상 비상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며 “직원들 모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곳은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 전에는 목화 재배나 가축 사육이 주된 산업이던 시골 마을. 지금도 다수의 공장 인근에는 소를 키우는 목장이 붙어 있을 정도다. 밤이 되면 공장을 제외한 지역은 정적이 감돈다. 하지만 그 옆 조지아법인은 한밤 중에도 근무교대를 하는 직원들과 공장을 오가는 트럭 불빛으로 북적거렸다. 한 마을의 두 풍경이다.

24시간 가동에 들어가면서 시스템 고도화 작업도 한층 중요해졌다. 미국 내 현대ㆍ기아차 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전 세계 공장의 최고 수준에 이른다. 생산 속도, 생산 시간 등에서 모두 최대치에 이른 셈. 이에 맞춰 현대글로비스도 부품 공급 방식에 저스트 인 타임(JIS)을 비롯, 저스트 인 시퀀스(JIS), 원키트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세 방식 모두 완성차 생산 속도에 맞춰 각종 부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현대차 공장에서 차량으로 15분가량 떨어진 현대모비스 알라배마 공장에서도 밤낮없이 모듈이 생산된다. 현대모비스 역시 3교대제를 운영 중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완성차 공장과 현대모비스 공장이 터널로 자동으로 전달되는 다른 해외 공장과 달리 알라배마 공장은 완성차 공장과 떨어져 있다”며 “적기에 맞춰 생산, 전달하는 게 다른 공장보다 더 어려운 이유”라고 했다.

이 과정은 현대글로비스가 트럭을 이용해 운송하고 있다. 한 대라도 오차가 생기면 전체 생산 공정이 멈추기 때문에 운전 인력 관리부터 트럭 추적 시스템까지 이중삼중 점검 체제를 갖췄다. 현대글로비스 알라배마 법인 관계자는 “운전 경력을 철저하게 검증해 기사를 뽑고 대우도 최고 수준을 보장하고 있다”며 “RFID 시스템을 통해 차량 입ㆍ출고 시간이나 차량 통과 순서 등을 모두 시스템화한 상태”라고 했다. 트럭 운송 과정에서 10분 이상 지체되면 바로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는 게 현대글로비스 측의 설명이다.

협력업체도 24시간 전쟁에 뛰어들었다. 현대ㆍ기아차에 각종 플라스틱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SCA는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 중간에 위치한 협력업체. 업체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가 3교대에 돌입한 이후 1시간 30분마다 트럭이 부품을 실어나르고 있다”고 했다.

내년 8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던 신형 쏘나타가 5월로 앞당겨지면서 이들 기업의 24시도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현대차 알라배마법인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가 생산되면 한층 필요한 사양과 부품도 다양해질 것”이라며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될 것 같지만, 그만큼 현지에 있는 한국기업 모두 보람과 긍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김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