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임원인사 들여다보니...
[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삼성그룹이 2014년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승진자 수는 지난해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과감한 발탁인사가 이뤄지면서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 원칙을 분명히 했다. 여성과 외국인 승진자도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더 젊어지고, 더 섬세해지고, 더 글로벌화 된’ 삼성의 임원진이 구성되게 됐다.
▶승진연한 보다 능력… 최다 발탁인사 =이번 인사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승진 연한을 무시한 과감한 ‘발탁인사’다. 조기 발탁 임원이 85명으로 지난해의 74명과 전년의 54명에 비해 대폭 늘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지난해 대거 승진 인사가 단행된 탓에 올해 승진자 규모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그 와중에도 기록적인 실적을 견인한 삼성전자의 IM(무선통신)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대거 조기 승진자가 배출됐다. 삼성전자 신임 임원의 승진 숫자도 161명으로, 지난해 157명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다. 혁신을 선도하고 세계정상으로의 도약을 주도한 젊은 관리자들에게 더 많은 보상과 기회를 허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트(완제품) 부문의 발탁 승진자가 35명으로 역대 최다라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등 부품 중심이었던 삼성전자가 완제품도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파는 회사로 성장하면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삼성전자 226명, 삼성디스플레이 29명, 삼성SDI 15명, 삼성전기 13명 등 임원 승진자 475명 가운데 60% 정도가 전자 계열에서 배출됐다. ‘전자의 질주, 기타 계열사들의 부진’이라는 삼성그룹의 고민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이어질 각 사 별 조직개편과 보직 인사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임원들이 각 계열사로 어떻게 이동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 여성 대약진=여성 인력들의 약진은 이번 인사에서 빼놓을 없는 포인트다. 총 15명의 여성임원이 탄생했다. 2011년 7명에 불과했던 삼성그룹 여성임원은 2012년 9명, 올해 12명이 승진한 데 이어 내년에도 늘림으로써 ‘여성 인재’에 대한 중시 흐름을 반영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출범 초기인 1992년부터 1994년 사이에 대졸 공채로 삼성에 입사한 ‘여성 공채 임원 1기’ 4명이 탄생한 것도 눈에 띈다. 그동안에도 삼성전자에 여성 임원들은 있었지만 대부분은 외국계 기업이나 컨설팅 기관등에서 스카우트해온 경우였다.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선견지명이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성 임원 승진자들은 휴대폰 마케팅, TV 소프트웨어 개발, 자율 출퇴근제 도입에 앞장 선 인사전문가, 차세대 메모리소자 개발 기술전문가, 특허 분야의 법률 전문가, 생활가전 마케팅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배출됐다. 이중 60%는 발탁인사였다. 삼성의 섬세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여성 임원들이 전방위에서 역할을 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룹 관계자들은 향후에도 이같은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능력이 우선 …순혈주의 타파=글로벌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임원들도 대거 탄생했다. 12명의 외국인 임원 승진은 역대 최대다. 특히 지난해 최초로 미국 팀 백스터 부사장이 탄생한 데 이어, 올해는 삼성전자 북경연구소장인 왕통 전무가 두번째 외국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의 경영활동 범위가 세계로 넓어지는 가운데 국적, 인종에 관계없이 핵심인재를 중용하는 삼성의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실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전체 해외 근무인력 승진자의 73%(80명 중 58명)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삼성의 중심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임원 승진자 중 경력 출신 인사가 150명으로 역대 최대인 것도 또다른 특징이다. 그룹 관계자는 “전통적인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영입인력에 대해서도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등 ‘능력주의 인사’가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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