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감독 양우석)은 마치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 1985’처럼 1980년대를 ‘야만의 시대’로 그린다. 그리고 ‘부러진 화살’처럼 시대의 광기 어린 폭력을 ‘상식의 법정’으로 불러내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 한가운데에서 돈이나 원없이 벌어보겠다던 ‘속물 변호사’가 권력의 폭압에 맞서고 약자의 인권을 방어하는 양심적인 지식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답답한 시국, ‘변호인’의 ‘영웅담’은 이미 충분히 달궈진 흥행 뇌관을 품고 있는 듯 보인다.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이 개봉(19일)을 앞두고 최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고졸 출신’ ‘높은 수입을 올리며 요트를 즐기던 세무 전문 변호사’ 등 이 영화는 알려진 대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기적 사실로부터 소재를 빌려왔으나 일대기를 쫓기보다는 허구를 상당 부분 뒤섞고 극적인 구성으로 재창조한 ‘픽션’이다. 감독과 주연배우, 제작사는 보도자료와 시사 기자회견 등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고, 필요한 경우 “그분” “실존 인물” 등으로 간접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해가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관객은 영화 속 주요 인물 설정과 사건 전개를 통해 역사적 사실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와 인물의 묘사 방식은 할리우드 장르영화의 세련된 접근법을 취했고, 성장담 혹은 영웅담으로서의 보편성을 갖췄다.

송강호(영화배우)
영화 ‘변호인’(감독 양우석)은 마치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 1985’처럼 1980년대를 ‘야만의 시대’로 그린다. 그리고 ‘부러진 화살’처럼 시대의 광기어린 폭력을 ‘상식의 법정’으로 불러내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 한가운데에서 돈이나 원없이 벌어보겠다던 ‘속물 변호사’가 권력의 폭압에 맞서고 약자의 인권을 방어하는 양심적인 지식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송강호(영화배우) 영화 ‘변호인’(감독 양우석)은 마치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 1985’처럼 1980년대를 ‘야만의 시대’로 그린다. 그리고 ‘부러진 화살’처럼 시대의 광기어린 폭력을 ‘상식의 법정’으로 불러내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 한가운데에서 돈이나 원없이 벌어보겠다던 ‘속물 변호사’가 권력의 폭압에 맞서고 약자의 인권을 방어하는 양심적인 지식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부러진 화살’로부터 ‘남영동 1985’ ‘26년’ 등으로 이어오며 정치권력에 비판적인 기류를 보여온 최근 한국영화의 한 흐름이 ‘변호인’으로 한데 모여들어 가장 극적이고 대중적인 모양새를 이뤘다. 보편적인 ‘휴먼 드라마’로서의 지향이 강하지만, 연출 및 제작 의도와는 관계없이 관객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논란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영화 공개나 개봉 훨씬 전부터 네티즌 사이의 ‘신경전’도 뜨겁다.

영화는 1980년대 초 부산이 배경으로, 출신과 학벌로 동료 법조인들에게 냉대와 멸시를 받던 ‘고졸 출신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부동산 및 세법 전문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송우석이 과거 가난한 고시생 시절 밥값 신세를 졌던 식당 주인(김영애) 아들(임시완)의 시국사건 변호를 맡게 된다. 영화는 자신의 안위와 돈벌이에만 급급하던 주인공이 시대의 양심에 눈을 떠 ‘각성’하는 과정과 독재권력이 공안 사건을 조작하며 죄 없는 약자들에 광기 어린 폭력을 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법정에서 부당한 권력과 맞서는 주인공의 활약이 영화 후반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야학 하던 대학생들이 탐독하던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두고 불온성 여부를 따지는 검찰과 변호사의 논쟁을 비롯해서 법정 다툼과 주인공의 변호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송강호의 연기는 절정이다. 이미 올해 ‘설국열차’와 ‘관상’ 등 20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그가 ‘변호인’으로 또 한 번 흥행을 일궈내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울지도 관심이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