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하나ㆍ외환은행의 합병 절차를 오는 6월말까지 중단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당초 늦어도 4월 중에 통합은행을 출범시키려던 하나금융지주의 통합 일정은 중대한 위기를 맞게 됐다. 사실상 올 상반기엔 일련의 통합을 위한 실질적인 작업들이 ‘올 스톱’ 돼, 빨라야 하반기에나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4일 외환은행 노조가 지난달 19일 일방적인 통합 절차를 중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하나은행과 합병을 위한 본인가 신청 및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를 금지할 것을 명했다. 또 하나금융지주에 대해서도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에서의 찬성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로 편입된 뒤에도 5년간 하나은행과 합병하지 않는다’ 내용의 2012년 2월 17일 합의서에 구속력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합병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아니라 일정기간 제한하는 내용이어서 경영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합의서가 노사간 오랜논의를 거쳐 작성된 것이라 구속력을 가진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노사간 합의의 구속력을 부인하려면 현저한 사정 변경이 있어 경영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명백하게 부당한 결과에 이른다는 사정이 소명돼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 합병을 하지 않으면 외환은행의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앞으로 급격한 국내외 경제ㆍ금융 여건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처분의 인용의 효력시점은 오는 6월 30일까지로 정했다. 적어도 올해 상반기엔 합병절차를 중단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재판부는 가처분 효력시점을 올해 상반기로 제한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 상황을 기준으로 볼 때 당사자들 간 신중한 논의를 거쳐 작성된 이 사건 합의서의 구속력을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만일 6월까지도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분쟁이 지속된다면 노조 측에서 종전 합의서를 근거로 다시 가처분을 신청할 수는 있다. 법원은 이 경우 다시 ‘현저한 사정변경의 유무’ 등을 판단하게 된다.

앞서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달 19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을 상대로 ▷합병인가 신청 ▷합병관련 주총 ▷직원 간 교차발령 등 2ㆍ17 합의서 위반 행위의 잠정적인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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