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 드라마 빼면 남는게 없다?...

아이돌과 드라마를 제외하면 한류엔 과연 무엇이 남을까.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에 등재되고, 2012년 문화산업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수입액을 추월하며 855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한류의 대부분은 아이돌을 위시한 K-팝과 드라마다. 한류의 지속성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높다. 삼성경제연구소가 CEO 24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47%가 ‘5년 내 한류가 끝난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한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사라져버린 홍콩문화나 일본문화처럼 되지 않으려면 전략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바로 지역과 장르의 편중, 콘텐츠의 질적 저하다. 수출액 10억달러를 돌파한 화장품의 경우만 보더라도 아시아 지역 수출이 전체 84.80%(2013년 3분기)를 차지하는 등 지역 편중이 심각한 상황이다. 아이돌 위주의 획일화된 K-팝, 변화된 콘텐츠 마케팅과 유통환경의 대응 미비, 킬러 콘텐츠 부족, 정부 주도 한류정책 등도 한류가 주춤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한류에 열광하는 국가에선 자살, 성형수술 등이 이슈화 되며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 한류에 지나치게 열광하는 젊은층에 대한 우려, 한국인과의 좋지 않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면서 반한류가 강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 6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간한 ‘신한류 지속 발전을 위한 6대 전략’ 보고서는 이러한 지점을 정확하게 지적하며 한류가 일시적 열풍을 넘어 글로벌 사회로부터 주류문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속성 강화와 함께 글로벌 확산을 겸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6대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한류 범위의 확장이다. 스타 중심의 ‘대중문화’에서 한국의 ‘문화 전반’으로 한류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K-팝이나 드라마 등 한두 개 장르에 국한된 장르로는 한류가 세계적 주류문화로 정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클래식, 현대미술, 문학 등 순수예술과 뷰티ㆍ패션ㆍ식문화 등 생활문화로 범위를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두 번째로 한국적 가치 결합으로 독창성 강화가 필요하다. 서구문화를 단순 모방해서는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 우리만의 고유한 스토리를 발굴해 글로벌 감각으로 재창조해야 한다. 2000년대 할리우드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한 슈퍼히어로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 내 하위문화였던 슈퍼히어로가 이제는 글로벌 문화 원형으로 이해된다.

세 번째로 건전한 창작 생태계 구축도 빼놓을 수 없다. 새로운 창조인력과 자본이 없다면 문화산업 시장은 급격히 위축된다. 문화계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고 창작자 중심으로 수익배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네 번째로 교류 협력 강화로 공감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반한류ㆍ혐한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문화교류와 합작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일방성 수출이 아닌 양방향성 문화 교류와 공동 제작은 한류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치다.

다섯 번째로 온·오프라인 플랫폼 전방위적 활용도 필수적이다. 지금 한류의 성공에는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가 촉매가 돼 단숨에 확산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향후 온ㆍ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플랫폼 전략으로 한류 확산을 가속화해야 한다. 한국문화원, 코리아타운, 세종학당 등 거점기관을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이다. 시장별 특성을 반영해 콘텐츠를 차별적으로 활용하는 맞춤식 마케팅을 구사해야 한다. 동남아ㆍ중동엔 드라마나 영화를, 남미 등 비아시아 국가에는 게임, 캐릭터 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6가지 전략 수행과 함께 정부에는 창작자를 지원하되 간섭을 배제해 자율성을 부여하고, 기업엔 창조적 한류 마케팅을 통해 산업 전반 문화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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