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6월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예비경선)’라는 새로운 ‘게임 룰’을 꺼내들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지난 5일 정당공천제 폐지 대신 ‘구의회 폐지’ 안을 정치권에 던져 놓은 이후 불과 9일 만이다. ‘정당공천제 폐지 반대’를 주장, ‘대선공약 파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이 ‘개혁공천’이라는 새 프레임으로 논란을 피해가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완전 국민 경선제인 오픈프라이머리 제도를 여야가 함께 입법화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불과 2년 전 새누리당 대선 경선 당시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 주자들이 오픈프라이머리 제도를 제안했을 때 황 대표는 역선택과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당시 “오픈프라이머리는 미국에서도 논란이 있다. 2000년도에 미국 대법원에서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의사가 정당 후보 결정과정에 반영돼 정당의 결사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위헌 판결도 나온 적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던 그였다.
이에 대해 여상규 대표최고위원 비서실장은 “여야가 함께 공동 입법화 해 상대 당 지지자들이 경선에 참여, 경쟁력 없는 후보를 뽑는 역선택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여야 대표간 어느 정도 조율이 된 상황인지 묻자 “조율된 바 없다”고 답했다.
문제는 당장 6월 지방선거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이다. 설 연휴를 제외하면 지방선거 ‘게임 룰’을 정하는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의 실제 활동 기한은 채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황 대표의 제안이 여야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도 여야간 팽팽한 입장차만 확인하다 특위 활동이 끝날 공산이 크다. 이렇다보니 민주당에선 “일단 이슈를 띄우고 해당 사안을 특위로 넘겨서 시간만 끌어보겠다는 의도가 역력하다”는 말이 나온다.
한편 설령 여야가 합의해 당장 올해 지방선거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더라도 불리한 쪽은 민주당이다. 당내 경쟁자가 없는 단수 후보의 경우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할 수 없지만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하는 후보자는 합법적인 사전 선거운동으로 홍보전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등 민주당 소속 현역 기초의원ㆍ단체장이 많은 이번 선거에서 이들이 강 건너 불 보듯이 ‘경선 구경’하는 사이 ‘본선전’에선 불리해 지는 건 당연지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