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 ‘연내 처리’-종부세 폐지 등 검토…22일 토론회 참석
한동훈, ‘격차해소’ 키워드로 전국민 25만원법-기본소득 반박
출구전략 ‘진땀’…“민주당, 상속세까지 완화하면 이슈 선점 어려워”
[헤럴드경제=신현주·김진 기자] 오는 25일 여야 대표 회담을 앞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중도층 전략’을 고심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올린 채상병 특검법, 전 국민 25만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등 의제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상속세·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 소상공인 추가 지원 등 ‘민생’ 의제로 맞받아 시선을 돌리려는 모양새다. 다만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민생회복지원금 선별 지원 등 한동훈식 ‘좌클릭’ 정책에 대한 당 내 반발 기류는 여전해 “당 장악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1일 여권에 따르면 한 대표 측은 금투세 폐지 연내 처리, 종부세 폐지 등을 추가 의제로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금투세 폐지를 논의할 수 있고 종부세, 상속세까지 이야기하지 않았냐”며 “한 대표와 이 대표 간 중도를 잡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오는 22일 국민의힘 소속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주최하는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투세 폐지 정책 토론회’에도 참석해 대야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국회 기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당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에서 이미 몇 차례나 세제개편 관련 토론을 했고 금투세 폐지 법안도 이미 발의됐다”며 “소수 여당 입장에서 같은 내용이더라도 반복적으로 압박하고 여론전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또 전 국민 25만원법에 대한 대항마로 ‘격차 해소’ 키워드를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격차해소특위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한 대표는 당 지도부에 ‘선별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육격차 해소 ▷지방격차 해소 ▷소상공인 지원 ▷저출생 대책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의 ‘먹사니즘’에 대항할 한 대표의 정책 키워드가 필요하다”며 “문재인 정부 때처럼 몇 조원씩 전 국민에게 살포하기보다 필요한 계층에게 두터운 지원을 해 준다는 것이 한 대표의 입장이다. 소상공인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도 추석 전에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다만 한 대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우선 ‘주도권 약화’ 우려다. 앞서 한 대표는 양당 대표 회담에서 ▷탄핵·청문회 등 정쟁 정치 중단 선언 ▷서민 이자 경감책 등 민생지원 방안 ▷정치개혁 협의체 상설화(지구당 부활) 등 3가지 의제를 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모두 ‘방어용’이라는 지적에서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정쟁 중단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출구 전략이고, 민생지원 방안은 전국민 25만원법 출구 전략이지 않냐”고 해석했다. 이 의원은 “와중에 민주당이 상속세도 완화하겠다고 하니 국민의힘이 선점할 만한 이슈가 사라지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는 한 대표에게 밑져야 본전”이라고 꼬집었다.
법안 발의를 할 수 없는 원외 대표 한계론도 여전하다. 일례로 한 대표가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언급한 ‘난임부부 지원’의 경우 입법 사안이 아닌 ‘지자체 고유 권한’에 해당해 사실상 난임부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선언’에 가깝다는 게 복수의 지도부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소상공인 지원과 관련해서도 정책위 관계자는 “(대출 금리 인하)는 시간이 걸릴 것 같고,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이차보전은 계속 시행해왔던 것”이라며 “추가 보전은 쉽지 않다”고 했다.
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한 당 내 이견 해소도 과제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내 이견에 대해 “국회 운영에 관해서는 원내대표가 최고 권한을 갖는다고 명시를 하고 실질적으로 (권한을) 보장하고 있다”며 친윤 중심 원내지도부에 재차 힘을 실었다. 김 최고위원은 “현실적으로 제안하고 발의하고 또 이끌어가야 할 분은 원내대표이시기 때문에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오는 29~30일 열리는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일을 하려면 원내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며 “당 내 스킨십을 늘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