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급격한 고령화로 치매환자가 지난해 58만명으로 급증한 가운데 최근 요양시설에서 치매 노인이 학대당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사회적 책임 없이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요양시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관련 제도 미비와 관리감독 소홀까지 겹쳐 문제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광주에서 치매 노인을 감금해 학대하고 유기한 혐의로 광주 모 요양병원 원장 A(63) 씨 등 병원 관계자 6명이 입건됐다. 같은달 대구에서도 요양시설에 입소한 치매 노인의 얼굴 등을 손으로 때리는 등 상해를 가한 혐의로 요양사 B(55ㆍ여) 씨가 구속기소됐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신체ㆍ정서적 학대, 경제적 착취 등 학대를 당한 노인은 2012년 342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치매진단 노인이 전체의 9.6%(330명), 치매의증(치매 의심) 노인이 13.2%(452명)로 집계됐다.

학대를 당하는 치매 노인은 증가 추세에 있다. 가정 내에서나 요양시설에서의 치매노인에 대한 신체ㆍ정서적 학대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학대받은 치매진단 노인은 2009년 135명, 2010년 191명, 2011년 233명, 2012년 330명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었다. 학대받는 치매의증 노인 역시 2009년 264명, 2010년 386명, 2011년 389명, 2012년 452명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치매노인에 대한 학대가 늘어난 것은 영세한 개인 요양시설이 난립한 데다 사회적으로도 전통적 노인공경 풍속이 쇠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요양시설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처음 시행된 2008년 1700여곳에서 2012년 4300여곳으로 급증했다.

서울의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요양시설이 설립이 쉽고 돈벌이가 된다는 인식 때문에 최근 늘었지만 폐쇄회로(CC)TV 등 감시장비 운영이 미흡하고 요양사의 감독이 소홀한 곳이 많다”면서 “특히 노인 공경 등 사회적인 가치관도 사라지다 보니 치매노인 학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인 요양시설에서 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시설은 1차적으로 경고를 받고, 2차적으로는 문을 닫아야 한다. 특히 노인 학대 신고 의무자가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요양시설에 대한 인권지침, 인권 매뉴얼 배포 등 요양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련 교육을 강화해 치매노인 학대를 방지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부실한 요양시설에 대해 지역 사회 보호자들이 해당 시설 이용을 거부하고, 개선 요구를 하는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