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국민 기대 못미쳐…무한한 책임감”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22일 “법은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고 해 그 편을 들지 않는다. 고관대작이라고 법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법불아귀 승불요곡(法不阿貴 繩不撓曲)’이라는 한비자의 글귀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법은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나무가 굽었다 하여 같이 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목수가 나무를 똑바로 자르기 위해서는 먹줄을 굽게 해서는 안 되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사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수처가 설립 취지에 맞게 냉철하게 고위공직자 범죄를 엄단하는 강한 반부패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처장은 또 “안타깝게도 공수처는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라며 “2대 공수처장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휘부의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요일과 시간에 관계 없이 즉시 보고하고 외부 행사나 회의, 의전 등은 꼭 필요한 부분만 진행해 공수처의 모든 에너지가 본연의 업무인 수사에 집중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불필요한 보고, 서면 작업, 요식 행위는 걷어내달라”고 요청했다.
또 “저는 외부의 압력을 막아내 공수처 검사들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구성원들이 임기와 연임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수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경찰과의 협력에 관해서는 “수사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외부 기관의 인력 파견 등 모든 방안을 포함하는 수사기관 간 협력 방안 검토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접촉해 법령 정비 및 업무 시스템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