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경찰주재관, 35개국 55개 공관 66명에 그쳐
한국인 사건 전담하는 ‘코리안데스크’ 설치했지만 필리핀·베트남 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1. 지난 12일 태국 파타야 마프라찬 호수에서 시멘트로 메워진 검은색 드럼통에서 34세 한국인 노모 씨의 시신이 나왔다. 시신은 손가락 10개가 모두 잘려 있었다. 용의자는 3명. 공범 A씨는 전북 정읍의 주거지에서 긴급체포됐으며, 또 다른 한 명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검거됐다. 나머지 한 명은 태국 주변국으로 도주했다.
#2. 지난해 6월 캄보디아에서는 BJ아영(본명 변아영)이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주의 한 마을 공터에서 붉은 천에 싸인 채 웅덩이에 버려진 상태로 발견됐다. 변씨는 함께 출국한 지인에게 “병원에 다녀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고 한다. 시신에서는 폭행을 의심할 수 있는 흔적도 여럿 발견된 상태. 현지 경찰에 체포된 피의자는 30대 중국인 부부였다. 캄보디아에 주재하는 경찰 해외주재관은 단 1명이다.
지난 12일 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한국인 관광객 1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해외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재외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해외 경찰주재관 수는 12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강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에 해외에서 한국인 사건을 전담하는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하기도 했지만, 사건이 벌어지면 현지경찰과 장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경찰주재관 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재외국민 사건사고 통계’에 따르면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해외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에 연루된 우리 국민은 2만2732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에도 1만6133명이, 2021년에도 1만1467명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범죄 피해를 당했다. 2022년에는 1만1323명이 범죄에 연루됐다.
반면 해외에 나가있는 경찰주재관 인력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경찰 주재관은 전 세계 188개 해외 공관 중 35개국 55개 공관 66명 뿐이었다. 10년 전인 2014년 주재관은 65명, 5년 전인 2019년 주재관은 64명에 그쳤다. 1~2명 증원에 그치는 것이다. 경찰관이 1명만 주재하고 있는 나라도 비일비재하다. 중국의 경우 상하이 3명, 선양 2명 등 중국 내 9개 공관에 15명이 배치된 반면, 남아공이나 케냐, 영국, 프랑스 등에는 1명이 근무하고 있다. 해외 강력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코리안데스크를 두고도 있지만, 필리핀과 베트남에 그친다.
이에 경찰 내부에서도 주재관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찰대학의 ‘경찰 주재관 역할증대 및 재외국민 보호 강화방안’에 따르면 “각종 사건·사고로부터 재외국민과 해외여행객을 보호하고, 국제공조 등 치안 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재외공관 내 경찰 주재관의 증원 필요성이 언론 및 해외 현지 교민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주재관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서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는 경우도 늘어난만큼 경찰주재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긴밀한 수사공조를 위해 현지 경찰과 네트워킹하고, 주재한 나라의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등 질적인 증가도 함께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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