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전투를 앞두고 가장 믿을만한 장수 하나를 잃었다.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컵 탈환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악재를 만났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7ㆍ볼턴)이 부상으로 인해 아시안컵을 포기했기 때문.
이청용은 10일 오만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24분 크로스를 올리다 상대 수비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 후반 32분 교체 됐다. 그리고 이청용은 12일 캔버라 한 병원에서 실시한 CT 결과, 오른쪽 정강이 뼈에 실금이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경기에 뛸 수는 없는 수준이다. 3주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쓸쓸히 귀국길에 올랐다. 상태를 지켜보며 4강전 이후라도 출전을 검토하려는 슈틸리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눈물을 머금고 이청용을 한국행 비행기에 태웠다.
깊은 태클, 특히 오른쪽 정강이는 이청용에게 악몽 같은 아픔이 있다.
한창 주가를 끌어올리던 지난 2011년, 프리미어리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친선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의 ‘살인태클’에 의해 오른쪽 정강이에 치명적 부상을 당했다. 당시 빅클럽을 향한 부푼 꿈은 물거품이 됐다. 그리고 2011~2012 시즌 출전은 고사하고 한 해를 통째로 재활에만 매진했다. 그가 이전의 정상급 경기력을 되찾기까지 너무나 오랫동안 시간과 공을 들여야 했다.
이후 부상 트라우마도 상당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시련을 겪었다. 예상 밖 부진으로 주가를 높여 이적하려던 이청용의 계획이 무산되기도 했다.
대표팀에도 이청용의 빈 자리는 크다. 그 동안 이청용은 대표팀에서 중앙과 오른쪽 왼쪽 양 측면을 오가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는 역할을 했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이청용이 빠진 한국은 12일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1-0 승리에도 불구 실망스런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공격은 단조롭고 중원과 측면에서는 상대의 태클과 강한 압박에 막혀 제대로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 남태희와 조영철이 열심히 뛰었지만 이청용의 공백을 모두 메우지는 못했다.
8강 진출을 확정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침울했다.
또 단짝을 잃어버린 기성용도 경기 후, 이청용의 부상과 관련해 “대표팀에서 비중이 큰 선수를 잃어버렸다. 팀에 마이너스”라며 크게 아쉬웠다.
한편 이번 아시안컵 활약을 통해 주가를 올린 뒤 볼턴에서 다른 팀 이적을 준비했던 이청용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지만 부상이 크게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위안을 삼을 수 있을 전망이다.
강문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