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상승세 심화
전세 보증보험 가입 강화 등 영향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A씨는 내년 복학을 위해 오피스텔 월세를 알아보다 2년 전보다 10만원 넘게 비싸진 월세를 보고 걱정이 샘솟았다. A씨는 “거주하던 곳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비싸도 80만원이었는데 지금 매물은 90만원대가 다수여서 놀랐다”면서 “관리비까지 하면 한 달에 100만원은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로 서울 대학가에는 월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수요에 월세 가격 등도 오름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연세대와 인접한 신촌역 인근 18년차 오피스텔 전용 24㎡는 2021년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5만~70만원에서 올해 75만~80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9년차 도시형 생활주택 전용 16㎡도 2년 전에 비해 매매가는 하락했으나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70만원대에서 80만원대로 뛰었다. 고려대 인근 22년차 오피스텔 전용 25㎡도 2015년부터 줄곧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5만원을 유지하다 올해 5월부터 50만원으로 월세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B씨는 “월에 80만원씩은 주거비로 쓰는 중”이라며 “학교 주변에는 빌라가 많은데 위험할 수 있어 오피스텔로 위주로 찾다 보니 월세가 정말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용산구 숙명여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는 보험 가입이 가능한 매물 위주로 나가니 상대적으로 월세가 오르는 상황”이라며 “월세를 기존보다 안 올리면 다행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세의 경우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안전 전세’ 수요가 높지만 대학가에 많은 다가구주택은 시세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 빌라 등 다세대주택 역시 지난해 부동산시장 침체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하락하면서 현 시세로는 보험 가입이 어려운 물건이 늘었다.
전세보증보험 가입요건도 까다로워졌다. 기존에는 공시가격의 150%까지 주택 가격을 산정해 이 주택 가격의 100%까지 전세 보증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5월 1일부터 공시가격의 140%, 주택 가격의 90%까지 보증요건이 강화되면서 공시지가 126%까지만 보증이 가능하게 됐다.
한편 부동산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보증금 1000만원, 전용면적 33㎡ 기준)는 59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정도 상승한 가격이다.
대학가별로 평균 월세 변화를 살펴보면 연세대 인근은 평균 50만원대에서 50%나 상승한 79만원대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경희대(서울캠퍼스) 인근 지역은 같은 기간 52만5000원에서 62만원으로, 18.1% 상승했다. 고려대 인근 지역은 48만5000원에서 55만원으로, 13.47%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