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유가 하락이 세수 증대로 연결된다는 정설이 흔들리고 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석유 소비가 늘어나야 하는데, 경기 불황이 맞물려 수요가 오히려 줄어든 탓이다.
29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유가 하락과 환율 영향으로 부가가치세와 관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00억원과 1조5000억원 감소했다. 내년에도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새해 국세 수입도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산정책처는 내다봤다.
‘유가하락→세수증대’라는 옛 공식은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에 숨은 세금 구조에서 비롯됐다. 휘발유 가격은 정유사 공급 가격에 유류세와 부가가치세가 붙어 형성되는데, 그중 유류세는 휘발유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액제다. 교통세와 교육세 등이 유가와 관계없이 리터당 745.89원 붙는다. 유가가 떨어지면 전체가격(정유사 공급가+745.89원)의 10%인 부가가치세만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유가가 떨어지면 그만큼 석유소비량이 늘어나 세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 그동안의 ‘정설’이었다. 그러나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지난 11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대비 오히려 2.24% 줄어들었다. 게다가 휘발유에 붙는 부가가치세도 하락해 이달 들어 휘발유 1리터당 붙는 세금이 90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2012년 4월1주 리터당 2050.6원 중 932.3원에 달하던 세금은 지난 26일 기준 휘발유 1리터당 893.2원까지 내려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원유 수입시 붙는 관세 수입도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는 석유류 수입시 전체 금액에 3% 관세를 물려왔는데, 유가가 급격히 하락해 그만큼 세수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부는 부족한 세수를 메우려 나프타 제조용 관세에 대한 관세 환급률을 현행 3%에서 1%로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정유업계에 반발로 2%로 재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