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콜로프 제독 26일 화상회의 등장
8분 내내 말 없어...예전 영상 의혹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가한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 함대 사령관인 빅토르 소콜로프(61) 제독을 포함해 장교 34명이 숨졌다고 발표하자 러시아가 반박용 영상을 게시했다. 소콜로프 제독이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읽히지만 일각에선 조작된 영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고위 사령관, 육군 참모총장들과 화상회의를 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 영상 속에는 원격으로 화상회의에 참석한 소콜로프 제독도 등장했다.
8분 짜리 영상에는 쇼이구 국방장관이 러시아 태평양 함대가 월요일에 완료한 훈련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이 담겼으며, 9월 26일이라는 타임스탬프가 찍혀있다.
아울러 영상은 소콜로프 제독이 나오는 화면을 여러 번 비춰주는 방식으로 편집됐는데, 그가 우크라이나의 주장과 달리 살아 있음을 강조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콜로프 제독은 영상 내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아 이전에 촬영된 영상을 짜깁기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NYT는 SNS 등을 통해 일각에서는 소콜로프 제독이 앉아있는 의자가 병원 침대라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제독이 과거에도 비슷한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에서 발생한 결과를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세바스토폴 공격에서 사망자와 부상자를 어떻게 집계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는 소콜로프 제독에 상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이번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도 보고하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사령관 사망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대응하는 것은 전적으로 국방부 소관이며 크렘린궁은 여기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소콜로프 제독의 사망이 확인된다면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 순양함을 침몰시킨 이후로 러시아 해군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것이 된다.
러시아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소콜로프 제독은 지난해 9월부터 흑해함대를 지휘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그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흑해 함대를 포함한 러시아의 4개 해군 사령부 중 하나인 러시아 북부 함대의 부사령관을 역임했으며 2017년 시리아 해안에서 군사 작전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