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퇴임 기자간담회
9년·3연임 끝에 용퇴 결정
작년부터 후계 준비
비이자이익·자산관리 힘써야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9년의 임기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윤종규 KB금융회장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 대해 “3년마다, 6년마다 바꿔대는 CEO체계를 가지고 장기적인 계획과 성과가 서서히 나오는 투자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그룹 본사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S&P500기업들의 평균 CEO 재임기간은 10.2년으로 나온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행동자본주의가 강화되면서 CEO가 잘못하면 빨리 내보내고 싶은 경향이 강해지는데 최근 10년간 평균 재임기간은 7년이라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그 정도 되는지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며 “한국의 금융사들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데 글로벌 전략은 장기적 안목을 가지지 않고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3연임을 끝으로 용퇴를 결정했다. 4번째 임기를 통해 10년 넘게 KB금융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동시에 그를 두고 ‘장기집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그는 “3연임할 때 이미 제 마음은 (용퇴를) 결정하고 있었다”며 “일관되게 3연임을 하는 시점에 마음은 굳혀져 있었고 작년 무렵부터 소위 마음의 준비를, 어느정도 이해를 위해 (경영승계) 작업을 했다. 시장 반응에서 큰 쇼크나 서프라이즈가 없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회장은 이날 지배구조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지배구조는 사실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배구조가 정답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획일화·통일화하려는 유혹이 있는데, 각 회사의 영역이 처한 상황, 업종의 특성, 문화적 차이 때문에 꼭 획일적인 답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배구조에 대해 KB가 어느 회사보다 더 신경을 썼던 것도 사실”이라며 “회장 취임 후 가장 중요한 책무는 재임기간동안 잘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본인의 뒤를 이어 좋은 CEO가 나와 본인 못지않게 더 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윤 회장은 사내 부회장직을 부활시켜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승계프로그램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날 그는 이사회의 독립성·전문성·다양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비이자부문에 대해서는 국내 금융환경의 여건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까운 건 비이자부분에 대해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기반이 너무 취약하다”며 “해외에서 일반화돼있는 계좌 유지수수료만 도입해도 비이자이익이 10% 올라간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친환경, ESG 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두번째로는 자산관리 쪽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윤 회장은 이날 퇴임하며 “직원들이 가끔 ‘선배들이 내가 너희 은행을 떠날 때는 우리 은행이 1등이었었어’ 하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가 뭘 잘못했지 하는 생각을 했다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그러나 다행스럽게 국민은행이 리딩 뱅크로 또 리딩금융그룹으로 복귀했다는 점이 가장 보람 있는 일로 생각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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