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법 위임 범위 벗어나지 않아”
시행령이 동일한 과세대상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 부과되는 재산세액 중 일부만 공제하도록 했더라도 법의 위임 범위와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사가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부동산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지난달 31일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마포세무서는 2016년 6월초를 과세기준일로 A사가 보유 중인 주택 71건, 종합합산토지 738건, 별도합산토지 223건에 대해 같은 해 11월 2016년도 귀속 종합부동산세 23억8750여만원 및 농어촌특별세 4억7750여만원을 부과 처분했다.
마포세무서는 당시 시행령에서 정한 산식에 따라 종합부동산세액에서 공제할 재산세액을 8억8540여만원으로 산정했다. 그러자 A사는 해당 산식이 종합부동산세와 중복 부과되는 재산세액 중 일부만을 공제해 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잘못 계산됐다며 2017년 1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하지만 조세심판원은 이를 기각했고, 같은 해 6월 소송을 냈다.
재산세는 개별 재산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종합부동산세는 보유한 부동산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때문에 일정 가액 이상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가 이중으로 부과되는데, 종합부동산세법은 이중과세 문제를 조정하기 위해 주택·토지에 부과된 재산세를 공제하도록 하고 있고 구체적 계산식은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시행령은 때에 따라 개정돼 왔는데 이번 사건에서 A사가 문제삼은 규정은 2015년 11월 개정·시행된 것이었다.
2015년 11월 시행령 개정 전 적용되던 산식에 의하면 중복부과를 이유로 공제되는 재산세액을 산정할 때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 대해 부과되는 재산세액 전액이 공제되는 결과가 생겼다. 하지만 2015년 11월 시행령이 개정·시행된 이후 산식에서는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 대해 부과되는 재산세액 중 일부만이 공제됐다.
재판에서 A사는 “쟁점규정을 문언 그대로 해석하면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부분에 대해 부과된 재산세액에 다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출된 세액만을 공제하고 나머지 세액을 공제하지 않게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해당 시행령 조항이 이중과세금지 원칙에 반하는 게 아니고 위임임법의 한계를 벗어나 무효인 것도 아니란 취지였다.
반면 2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법에서는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과세 대상에 부과된 재산세액 전부를 공제하되 이를 산정하는 방법 등 기술적이고 세부적 사항만을 위임한 것이지 재산세액 공제범위를 정할 수 있는 권한까지 위임한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며 “이 사건 조항은 법률에 의한 위임 범위를 넘어 규정된 것으로 위법해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달리 했다. 재판부는 “규정의 문언, 체계와 취지 등에 비춰 보면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서 종합부동산세가 재산세의 과세 부분부터 먼저 과세되는지 아니면 재산세의 과세 부분과 그 외의 부분 사이에 안분해 과세되는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주어진 영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산식에 의하면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 대해 부과되는 재산세액 중 일부만이 공제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며 “(하지만) 이는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서 종합부동산세가 재산세의 과세 부분과 그 외의 부분 사이에 안분해 과세되도록 함으로써 주택 등의 종합부동산세액에서 공제되는 재산세액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이 위임한 한계를 벗어나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밝히면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구 종합부동산세법이 재산세액의 공제와 관련해 시행령에 위임한 범위에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서 종합부동산세가 재산세의 과세 부분부터 먼저 과세되는지 아니면 재산세의 과세 부분과 그 외의 부분 사이에 안분해 과세되는지 여부’가 포함되는 것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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