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까르푸, ‘슈링크 플레이션’ 제품 표시 나서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기업들, 비용 전가 꼼수 여전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프랑스 대형마트인 까르푸가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제품 크기나 수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나섰다. 팬데믹 이후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는 기업들의 ‘꼼수’에 대응해, 이들 기업들의 제품에 ‘특별한 안내 표시’를 부착하고 나선 것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까르푸가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이 완화된 이후에도 사실상 가격을 올린 제품에 대해 안내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까르푸는 프랑스 내 매장에 비치된 26개 제품에 ‘이 제품의 부피나 무게는 감소했다. 공급자로부터 유효가격이 상승했다’는 라벨을 부착했고, 이는 소비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스테펜 봄페 까르푸 고객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이러한 제품들을 낙인 찍는 목적은 제조업체들에게 그들의 가격 정책을 재고하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까르푸는 펩시가 생산하는 립톤 무설탕 아이스티 복숭아맛 한 병이 기존 1.5리터에서 1.25리터로 줄어들면서, 1리터당 가격이 40%가량 오른 것으로 보고있다. 또한 네슬레가 만든 유아용 분유의 경우 용량이 900g에서 830g으로 줄었고, 유니레버의 비엔나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350g에서 320g으로 양을 줄인 것이 확인됐다.
소매업계 로비단체인 FDC를 이끌고 있는 알렉산드르 봄파드 까르푸 최고경영자(CEO)는 “원자재의 가격 하락에도 기업들은 수천개의 상품들에 대한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다”고 거듭 비난했다.
앞서 지난 6월 브뤼노 르메르 장관은 75개 대형 소매업체들과 소비자 단체들을 불러 회의를 갖고, 제조사들을 향한 유통사들의 가격 인하 촉구에 힘을 보탰다. 당시 르메르 장관은 물가 수준을 지키지 않는 기업으로 유니레버, 네슬레, 펩시 등을 지목했다.
카르푸의 ‘슈링크 플레이션’ 목록에 이름을 올린 초콜릿 제조사 린트의 경우 로이터에 “현지 비용 상승에 따라 제품 전체 가격을 평균 9.3% 인상했다”면서 “효율성을 최대한 높여 비용을 상쇄하려고 했으나, 흡수하지 못한 비용은 가격 인상의 형태로 고객들에게 전가하게됐다”고 해명했다. 펩시와 네슬레, 유니레버 등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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