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베트남 등 의류 생산국 기후 위기 취약

지난 6월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폭우가 쏟아져 한 여성이 물에 잠긴 거리를 맨몸으로 걷고 있다.[로이터]
지난 6월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폭우가 쏟아져 한 여성이 물에 잠긴 거리를 맨몸으로 걷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극심한 더위와 홍수가 전 세계 패션 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의 옷 공장’이라 불리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극한 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다.

코넬대 글로벌 노동연구소와 글로벌 자산 운용 기업 슈로더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베트남, 캄보디아 등 의류 생산국의 수출이 감소하며 2030년까지 수익이 22%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CNN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액으로는 650억달러(86조3850억원)가 증발한 셈이다.

이들 4개국은 전 세계 의류 수출의 18%를 차지하고, 약 1만개의 의류 및 신발 공장과 1060만 명 이상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4개국에서 극한 기후 영향으로 생산성이 둔화되면서 100만개 가량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세계의 옷 공장’으로 불리는 4개국은 모두 기후에 취약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연구진은 “방글라데시의 다카, 캄보디아 프놈펜, 파키스탄 카라치, 라호르, 베트남 호치민, 하노이에 위치한 주요 의류 제조 센터들은 이미 극심한 더위와 습도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 도시들 모두 앞으로 심각한 홍수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파키스탄은 지난해 역사상 최악의 홍수로 인해 국토의 3분의 1 이상이 물에 잠기는 등 극한 기후가 낯설지 않다. 올해에도 몬순 우기 동안 같은 지역에 비 피해가 발생하면서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최근 몇 달 동안 폭염이 발생, 기온이 섭씨 40도 이상 치솟는 날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열 스트레스의 척도인 ‘습구 온도’가 1도 증가할 때마다 생산량은 약 1.5% 감소할 수 있다. 습구온도란 수은주의 끝을 물에 적신 솜으로 감싸 측정한 온도를 말한다. 인간이 생리적으로 견딜 수 있는 한계치는 습구온도 35도로 알려져 있다.

다만 연구진은 “다른 지역에서 이들 의류 생산국만큼의 대규모 생산력을 구축하려면 매우 힘들 것”이라며 기후 때문에 당장 철수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