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사기 범죄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사기범죄 발생 건수는 2017~2022년간 평균 10% 이상 증가 추세다. 총 범죄 발생 중 사기범죄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7년 13.9%에서 2022년 21.9%까지 8.0% 증가하는 등 사기범죄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과거의 사기범죄는 개인의 채무불이행의 성격을 지닌 개별 사안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사기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전기통신과 금융기술을 활용해 대규모의 피해를 입히는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전화금융 사기는 2006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해 106억원의 피해를 야기했다.
그러나 2021년 전화금융 사기 피해액은 7744억원으로 2006년 대비 73배 증가했고, 누적 피해액은 3조4300억원에 이른다. 전화금융 사기 평균 피해액이 3000여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전화금융 사기에 피해를 본 국민은 약 11만4000여명에 이른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설마 내가 전화금융 사기를 당하겠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전화금융 사기는 20~30대 젊은 여성 및 40~50대 남성에게 피해가 집중돼 있으며 전문직, 대기업 종사자 등 나이·직업·경력을 막론하고 피해가 발생하는 첨단 범죄화됐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화금융 사기뿐만이 아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가상자산이 급등하자 한 해 동안 가상자산 유사 수신 사기범죄로 인한 피해액은 3조원이 넘었다. 게다가 최근 온라인 등을 활용한 전세 사기가 급증하면서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전세 사기로 인해 임대차보증금을 정부에서 대위변제한 금액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와 같이 전기통신과 금융기술을 입힌 다양한 사기범죄의 피해는 개개인의 범죄 피해자가 아닌 국민 전체에 그 영향을 미치며 결국 국가에 귀속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사기범죄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딥페이크(deepfake)나 인공지능(AI) 등 더욱 발달된 전기통신을 이용한 신종 범죄가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독일에서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독일에 있는 에너지기업에 딥페이크를 통해 22만유로를 이체시켜 편취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국가사이버보안국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전화금융 사기 발생을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사기범죄 발달과 피해 증가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전화금융 사기가 발생한 2006년 영국에서는 정부 주도로 ‘우리 모두는 사기의 피해자입니다(We are all victims of fraud)’로 시작되는 사기방지보고서를 발간하고 국가적 대응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전화금융 사기 분야에 있어서는 최근 ‘전기통신금융 사기 통합신고센터’를 시범 운영 중이다.
사기범죄 근절은 믿을 수 있는 선진적 신용사회 구현과 일맥상통한다. 사기범죄 신고의 간편화와 단속뿐만이 아니라 진화하는 다양한 사기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과 협업을 통해 사기범죄에 이용되는 각종 수단을 사전 차단하고 피해금액 환수를 비롯한 피해자 보호와 예방을 아우르는 대응 체계를 지속해서 마련해 나가야 한다.
김종민 국가수사본부 수사국 경제범죄수사과장(총경)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