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개최 보름 전 의약품 첫 발주
4만명 오는 행사에 첫 구매 3600만원
초기 물량 부족해 수차례 추가 주문
벌레물림 치료제 200개, 알로에젤 500개
[헤럴드경제=사건팀 박지영·박지영 기자] ‘새만금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 전 의약품 준비도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작 전 준비했던 의약품이 순식간에 소진되면서 거의 매일 의약품을 추가로 구매했다. 지역 의사협회 등에 공문을 보내 수액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현장 자원봉사자들은 의약품 개수는 물론 종류도 부적절했다고 지적한다.
1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잼버리 조직위는 행사 3주 전인 7월 12일이 돼서야 의약품 구매를 발주했다. 기초 금액은 3660만4210원이었다. 잼버리 참가 인원은 약 4만3000여명(156개국)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초기 의약품 준비는 1인당 약 1000원 어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초기 발주 품목을 보면 예고된 폭염 속 온열질환자 대비 약품이 특히 미비했다. 탈진 및 실신 환자에게 수분을 공급하는 하트만 용액(500㎖), 하트만 덱스(1ℓ)는 각각 500개, 100개였다. 환자 1명 당 1회 분량인 점을 감안하면 600명 분량인 셈이다. 경미한 화상에 바르는 알로에젤은 500개 구입했다. 의약계 관계자는 “수액의 경우 온열질환 뿐만 아니라 야영장에서 발생 가능한 설사, 복통, 탈진 등 다양한 증상에 사용되는 만큼 매우 부족해 보인다. 초반 준비가 부진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모기 등 해충에 물렸을 때 바르는 버물리에스의 경우 50㎖ 200개에 그쳤다. 지난 6일 기준 잼버리 병원 방문자 1296명 중 벌레 물림으로 인한 방문자가 368명으로 가장 많았다.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는 배분이 아니라 병원, 약국 방문자에 발라주기 위해 산 것인 만큼 부족한 양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의약계 관계자는 “벌레치료제의 경우 가려울 때마다 수시로 발라야 하고 오염·감염 우려가 있어 원칙적으로 개인당 또는 팀별로 1개씩 지급하는게 맞다. 여러 방문자에게 발라줬다면 감염 예방의 기본적인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조직위는 행사 시작 이후 ‘추가 구매’를 이어갔다. 새만금에서 행사가 진행된 1일부터 7일까치 총 5번 의약품을 추가 구매했다. 의료 재료는 7번 추가 구매했다. 잼버리 개영식 다음날인 3일에는 전북도와 전북의사협회 등에 공문을 보내 수액 확보를 요구하기도 했다. 원광대병원과 전북대병원‧전주예수병원 등에도 비상용 온열질환 치료약품 긴급 협조 공문을 보냈다.
의약품 종류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일 현장에 있었던 약사 자원봉사자는 “벌레에 물려 진물이 흐르는 상태의 환자도 있었다.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제 성분의 연고를 써야 하는데, 청소년에게 쓰기 적합하지 않은 성인용 스테로이드제만 있어 사용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부족한 준비로 청소년 대상 행사에 성인용 의약품만 남아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는 뜻이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역시 “경미한 열, 몸살, 근육통 등 질환에는 타이레놀 같은 해열진통제가 필요했다”며 “청소년에 더 적합한 해열진통제가 들어왔어야 했는데, 성인에게 주로 사용하는 타이레놀 서방정만 구비 돼 있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조직위는 의약품 준비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예상했던 환자는 하루 기준 700~1000여명이었는데 갑자기 1000명 넘는 환자가 속출하면서 추가로 의약품을 발주했다”며 “발주를 하면 다음날 바로 의약품이 도착했다. 오히려 의약품이 남으면 예산 낭비”라고 답했다. 이어 “추가로 구매한 분량까지 포함한 의약품·의료재료 최종 지출비는 약 1억7300만원 가량으로, 예산으로 책정된 1억5000만원을 오히려 넘겼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의약품을 남을 만큼 준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국가위기관리연구소 권설아 센터장은 “재난이나 안전관리 상황에서의 행정은 일반 행정과 다르다”며 “예를 들어 100명이 피해를 본다고 가정을 해도 150명, 200명 사상자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져서는 안 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재난에서 피해가 생기면 오히려 복구 등에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수량을 충분히 준비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잼버리 조직위 측은 “의약품을 구성할 때 전문 의료인력의 자문을 받았고 타이레놀 서방정의 경우 12세 이상 청소년이 복용할 수 있는 약품”이라며 “청소년과 성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종류의 로션과 연고, 의약품을 준비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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