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독일에 유럽 첫 공장을 건설한다. 미 반도체기업 인텔에 이어 TSMC까지 독일 생산기지 구축에 나서면서 미국발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유럽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TSMC 이사회가 8일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 공장을 건설하는 안을 승인할 것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투자 규모는 약 100억유로(14조3773억원)로, 독일 정부는 여기에 50억유로(7조2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TSMC 드레스덴 공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제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TSMC 측은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앞서 TSMC는 지난 2021년 드레스덴이 위치한 독일 작센주와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을 협의해왔다. TSMC의 독일 공장 건설이 확정될 경우, TSMC의 유럽 내 첫 반도체 공장이 된다.
TSMC의 독일 반도체 공장 건설 결정은 유럽연합(EU)가 최근 역내 반도체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한 ‘반도체법’ 시행을 확정한 가운데 나오는 것이다.
독일 정부도 이에 호응하며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의 자국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말 독일 정부는 반도체 제조사들의 독일 공장 건설을 위해 약 200억유로(28조7500억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 100억유로는 앞서 독일 공장 확장을 발표한 인텔에게 지급된다.
인텔은 지난 6월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반도체 공장 확장에 300억유로(43조13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외국인 투자 사상 최대 규모다. 더불어 독일 최대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도 드레스덴에 50억유로(약 7조38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독일 뿐만 아니라 유럽 내 다른 국가들도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초 프랑스 정부는 스위스·이탈리아 기업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미 글로벌파운드리스가 프랑스에 설립하는 공장에 29억유로(4조1690억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2017년 이후 가장 큰 정부 보조금 투입”이라고 밝혔다.
유럽이 공격적으로 반도체 생산 역량 강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나서면서,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기간동안 벌어진 반도체 공급망 위기는 모든 국가를 위험으로 몰아넣었다”면서 “새로운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오늘날 세계 각국 정부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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