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과 쿠바가 역사적인 국교정상화에 나서면서 13년 만에 석방된 쿠바 정보요원의 아내가 그의 아이를 임신 중인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되고 있다. 3600㎞ 넘는 거리를 뛰어넘어 아이를 갖게 된 미스터리 때문에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최근 쿠바는 미국과의 국교정상화 추진 덕분에 본국으로 송환된 정보요원 헤라도 에르난데스 부부의 임신 소식으로 떠들썩하다.

지난 17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한 에르난데스가 아내 아드리아나 페레스와 뜨거운 키스를 나눴을 때, 페레스가 만삭의 부푼 배를 안고 있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임신 배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에르난데스는 아바나에서 3613㎞ 떨어진 미국 플로리다에서 13년 간 복역 중이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교정 당국은 아내의 면회도 엄격히 금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아기의 아버지가 에르난데스가 아닐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언론의 뜨거운 관심에 에르난데스는 지난 20일 국영방송에 출연해 “아내의 임신은 고위급 회담의 직접적 결과”라고 밝혔지만 “많은 정보를 알려줄 순 없다. 조용히 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CNN은 미국ㆍ쿠바 간 회담에 관련된 당국자 2명의 말을 토대로 “양측의 협상 중 에르난데스의 정자를 받아 쿠바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의 정자를 받은 페레스가 인공 수정을 시도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미국 법무부의 브라이언 팰런 대변인은 “남편과 아이를 갖고 싶다는 에르난데스 부인의 요청을 들어줬다고 확인해줄 수 있다”면서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이렇게 갖게 된 에르난데스 부부의 아이는 2주 뒤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에르난데스는 “딸이 태어날 것이며 이름은 헤마로 지을 것”이라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한편 에르난데스는 1990년대 미국 플로리다에서 활동한 스파이단 ‘와스프 네트워크’(Wasp Network)의 지도자로 알려진 쿠바 정보요원이다. 지난 1996년 미국 민항기를 격추시켜 미국인 3명 등 4명이 사망한 사건을 주도적으로 모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혐의로 2001년 기소돼 2번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와 함께 수감됐던 4명 중 2명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형기를 마쳐 쿠바로 돌아왔으며, 그를 포함한 3명은 미국과 포로 맞교환 형식으로 이번에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