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 적용 안 돼

회사에 ‘괴롭힘에 의한 이직확인서’ 받아야 실업급여 신청 가능 맹점도

사단법인 직장갑질119가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45.7%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헤럴드DB]
사단법인 직장갑질119가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45.7%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효정·김영철 기자]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100명 중 46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퇴사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일 사단법인 직장갑질119가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이메일 216개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의 45.7%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파악됐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응답한 비율(17.7%)의 약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선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제76조의 2·제76조의 3)이 적용되지 않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이 직장 내 괴롭힘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갑질119의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했다’고 답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56.5%)는 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괴롭힘의 행위자는 대표, 임원, 경영진 등 사용자인 경우(32.6%)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기 어려운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현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자발적 퇴사를 할 경우 고용보험법에 따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는 회사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퇴사’라는 이직확인서를 받아야 실업급여 자격이 인정된다. 이직확인서를 받지 못하면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

신하나 직장갑질119 5인미만사업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벌고, 더 괴롭힘을 당하고 부당하게 해고되지만 근로기준법은 이들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며 “정부와 여당은 조속히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5인 미만 사업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한다”고 했다.


an@heraldcorp.com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