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
1심 벌금 100만원, 2심도 1심 유지
“국유지라서 주거라 할 수 없다” 주장
법원 “실질적 소유 여부와 관계없다”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타인이 사용하는 마당에 허락없이 차를 세워 평온을 방해했다면, 소유지가 아니어도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2-1형사부(재판장 이영화)는 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에 대해 지난 7일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어느 날 오후 10시30분께 B씨가 사용하는 창고 앞마당에 허락없이 주차한 혐의로 지난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 ‘주차했던 장소가 지적도상 도로이자 국유지여서 B씨 주거지라고 할 수 없고, 수단·방법이 B씨의 평온을 해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소유한 부동산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도로에 대해서 B씨의 무단 점유를 제거하고 다시 공로로 반환하기를 요청하는 차원에서 B씨도 인식하지 못할 만큼 조용히 주차하고 귀가했을 뿐 주거침입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불복한 A씨는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주거침입죄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개방돼 있는 장소라도 필요한 때는 관리자가 그 출입을 금지 내지 제한할 수 있는 것”이라며 “출입금지 내지 제한하는 의사에 반해 무리하게 주거 또는 건조물 구내에 들어간다면 주거침입죄를 구성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주거침입은 주거를 관리하는 사람이 누리는 주거에 대한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 해당 장소가 피해자의 실질적인 소유인지 여부와 관계없다”며 “A씨가 차량을 주차한 마당은 지적도상 도로이자 국유지에 해당하기는 하나, 이 도로부지는 실제 도로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 도로 부지 중 ‘이 사건 마당을 포함하는 B씨 집 마당을 지나는 부분’을 B씨가 주거지 진입로 및 마당으로 사용하면서 사실상 권한을 행사해온 것으로 보이고 A씨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해당 마당을 차량으로 진입할 경우 B씨 및 가족의 사유지인 진입로를 150m 지나야 하는데 입구에 사유지라는 표시 및 철제출입문을 설치해 경계를 명확히 했고, A씨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이 B씨가 사유지 알림 표지를 설치해놓은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또 ▷일부 이웃들은 B씨 동의를 받아 진입로를 이용하면서 별다른 분쟁없이 지냈고, ▷A씨도 주차 사건 약 4개월 전부터 집을 지을 목적으로 B씨 사유지인 진입로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던 점 등도 판단 근거가 됐다.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주거침입죄 대상에 해당하는 장소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출입 방법, 출입시각 등에 비춰 보면 통상적 출입방법에 따라 진입로를 출입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사건 마당이 공로이고 B씨 소유가 아니라 하더라도 주거권자인 B씨 의사에 반해 마당에 들어가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깨뜨렸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심 판단은 정당하고,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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