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헌법재판소가 19일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통합진보당의 정당 해산 심판 결정을 내리면서 유일하게 소수 의견을 낸 김이수(60ㆍ사법연수원 9기) 재판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이 추천한 김 재판관만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면서 이번 ‘정당 해산 심판’ 사건에서 소수 의견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고 결국 그는 유일하게 소수 의견을 낸 재판관으로 남게 됐다.

김 재판관은 소수의견을 통해 “법무부가 경기도당 등 일부의 활동을 통진당 전체 활동으로 일반화했다”면서 “통진당의 진보적 민주주의 강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지 않으며, 통진당 해산으로 인한 불이익이 사회적 이익보다 크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결정에서 “정당해산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며 “통진당은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 당원의 수만 3만여명에 이르는 정당으로 대다수 구성원의 정치적 지향이 어디에 있는지 논증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중 극히 일부의 지향을 통진당 전체의 정견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고 의견을 냈다.

통진당 강령에 대해서도 그는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북한의 주장과 유사하다는 점만으로 북한 추종성이 바로 증명될 수 있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의 발단이 된 일명 지하혁명조직(ROㆍRevolutionary Organization) 회합에 대해서도 김 재판관은 “지역조직인 경기도당 행사에서 이뤄진 활동이고 통진당 기본노선에 반해 이뤄진 것”이라며 “모임에서 이뤄진 활동으로 인한 문제를 통진당 전체 책임으로 볼 수는 없다”고 평했다.

김 재판관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회 사법시험에 합격, 대전지방법원 판사로 법조 경력을 시작한 뒤 청주지방법원장, 인천지방법원장, 서울남부지방법원장, 특허법원장, 사법연수원장을 지냈다.

김 재판관은 사회 약자를 보호하는 판결을 꾸준히 내리면서 인간미는 물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던 김 재판관은 2004년 장애인 리프트 추락사 사고 관련, 휠체어 리프트의 안전장치 결함으로 발생한 점을 지적해 도시철도공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려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과거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64일간 구금됐다가 석방된 적이 있다. 부인인 정선자 여사도 양심선언문 배포로 인한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만기 복역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인사청문회 당시 국가보안법 존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