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조사없이 나와 입장문 읽어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 포석 분석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서울중앙지검에 또다시 자진 출석했다. 지난달 2일 스스로 검찰청사에 나왔다가 조사 없이 기자회견만 하고 발길을 돌린지 36일 만이다. 검찰은 이번에도 수사 단계상 송 전 대표를 조사할 시점이 아니라며 돌려보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23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왔다. 한 달 전과 마찬가지로 송 전 대표는 미리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지나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가 몇 분 만에 밖으로 나와 다시 취재진 앞에 서서 준비해온 입장문을 읽었다.
송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검찰이 김건희 여사는 소환은커녕 서면 질문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의 수장인 이원석 검찰총장을 겨냥하면서 “이원석 검사는 윤석열, 한동훈 특수부 검사 출신 패거리 찬스로 검찰총장이 됐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2년 전 정당 전당대회 선거 때 사건이 특수부가 수사할 사안이냐”고 반문하면서 “명확한 증거도 없이 위법 수집된 녹취록 증거만을 가지고 어설프게 그림을 그리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검찰은 비겁하게 저의 주변 사람들을 불러다가 억지로 진술을 강요하고, 민주당을 이간질 시키고 국회의원들을 구속영장 청구할 것이 아니라 저를 소환해 구속영장을 청구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입장문을 읽고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팻말에는 ‘공정과 상식을 잃은 검찰! 선택적 수사하지 말고! 주가조작 녹취록 김건희도 소환조사하라’ 등 내용이 적혀 있었다.
송 전 대표가 지난달에 이어 한 달 여만에 검찰에 다시 출석하긴 했지만 결국 이날도 실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청사 입구에서 송 전 대표의 검사실 방문을 허용하지 않았다.
검찰은 오는 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국회가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지켜보고, 그에 따른 후속 수사를 이어가는 게 먼저란 입장이다. 당시 캠프 관리 최종 책임자이자 실제 대표로 선출돼 수혜자에 해당하는 송 전 대표 조사보다 금품 마련·제공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두 의원의 신병 확보 여부가 먼저 결론이 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수일 내로 법원에서 영장심사가 열리기 때문에 검찰은 이를 준비해야 하고, 부결되면 향후 수사 방향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때문에 송 전 대표의 이날 자진 출석이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정치적 행보란 분석도 나온다.
또 검찰은 당시 돈봉투를 수수한 국회의원 특정 작업도 송 전 대표 조사 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지난 5일 국회 사무처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민주당 의원실 29곳의 국회 출입기록을 분석 중이다. 이 사건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음파일과 관계자 진술 등으로 대상을 압축하는 상황에서, 당시 출입기록을 통한 동선 확인을 통해 교차 검증에 나섰다. 동선상 문제가 없는 의원들을 혐의 선상에서 지워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까지 알려진 돈봉투 알려진 돈봉투 살포자금 9400만원 외에 추가 유입된 자금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다만 검찰이 송 전 대표를 이 사건 수사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조사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돈봉투를 수수한 현역 의원들이 특정된 후 이들에 앞서 송 전 대표를 먼저 조사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안대용·유동현 기자
dand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