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공항 계류장에 대기 중인 사고 항공기 모습. [연합]
대구국제공항 계류장에 대기 중인 사고 항공기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대구)=김병진 기자]대구국제공항에서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가 문이 열린채 비행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26일 대구경찰청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9분께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12시 45분께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출입문이 갑자기 열렸다.

이 여객기는 문이 열린 상태로 활주로에 착륙했다. 여객기에는 승객 194명과 승무원 6명 등 200명이 타고 있었으며 탑승자 가운데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문이 열린 직후 비행기 객실 안으로 바람이 들어오면서 많은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다. 일부 승객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항공기에는 다음날 울산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제주도 초·중등 선수 48명과 16명 등 모두 64명의 선수단이 타고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상구 좌석에 앉은 한 승객이 '비상구 레버를 건드렸다'고 진술해 경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26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비행기에서 몸에 이상이 있는 해당 비행기 탑승객이 119에 의해 긴급 이송되고 있다.[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26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비행기에서 몸에 이상이 있는 해당 비행기 탑승객이 119에 의해 긴급 이송되고 있다.[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대구경찰은 착륙 직 후 현장에서 비행기의 출입구 문을 열려고 한 혐의(항공법 위반)로 A(33)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대구국제공항에 착륙을 시작하던 아시아나 항공기 비상구의 문고리를 잡아 당기는 방법으로 강제로 열려고 시도해 일부를 연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항공기는 250m가량 상공에서 지상으로 착륙하고 있었으며 범행 당시 승무원들은 안전벨트를 착용한데다 순식간에 일어나 제지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며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승객들이 탑승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대구국제공항 착륙 직전 출입문이 열린 채 비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연합]
승객들이 탑승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대구국제공항 착륙 직전 출입문이 열린 채 비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연합]

한편 비행 중 문이 열린 이번 사고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항공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비행 중인 항공기 출입문이 열리면 외부와 기압차가 발생하면서 승객이 기체 밖으로 빨려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항공기 문은 일단 비행 중 자동으로 잠긴다.

유압으로 조작되기 때문에 강제로 열려면 유압잭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아시아나 항공기의 출입문이 착륙 단계에서 열린 것을 두고 기체 결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대구공항에 계류 중인 아시아나 항공 OZ8124편 기체에서는 특이점이 보이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비상 착륙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출입문 일부가 손상됐으며 출입문과 연결된 경첩은 강한 바람에 엿가락처럼 휘어 있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경찰의 1차 조사결과 탑승객이 출입문 개방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고의로 문을 연 것이 확인되면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kbj765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