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서방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의 금을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튀르키예 등이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세관 기록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021년 UAE의 러시아 금 수입은 1.3t에 그쳤지만 2022년 2월 이후 1년간 75.7t으로 폭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다음으로 큰 수입국은 중국과 튀르키예로, 이들 국가는 2022년 2월 24일~2023년 3월 3일 약 20t을 각각 수입했다. UAE 등 3개국은 러시아 금 수출 규모의 99.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후 세계 주요 금거래소는 러시아산 금 취급을 중단했다. 런던 금괴시장협회는 지난해 3월 7일부터 러시아산 금괴의 수입을 금지했으며, 8월 말부터는 유럽연합, 스위스, 미국, 캐나다, 일본이 순차적으로 러시아산 금괴 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러시아 금 생산업체들은 UAE, 튀르키예, 중국 등 모스크바에 제재를 가하지 않은 국가에서 빠르게 새로운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자국산 금을 글로벌 기준 가격보다 약 1% 할인해 판매하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루이스 마레샬 경제협력개발기구 금 소싱 전문가는 이들 세 국가에서 녹인 뒤 재주조된 러시아산 금이 원산지가 가려진 채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서방의 대러 제재 무용론이 제기된 가운데 심지어 UAE로 수출된 러시아 금을 가장 많이 취급한 업체는 프랑스 물류 회사 ‘테미스 럭셔리’의 두바이 자회사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2022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억6300만달러(약 1조1486억원) 상당의 러시아산 금 15.6t을 운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UAE, 튀르키예, 중국 등 3개국은 러시아산 금 수입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UAE 정부 금괴위원회는 “불법 상품, 자금 세탁, 제재 대상 기관에 대해 명확하고 강력한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UAE는 유엔이 정한 모든 현행 국제 규범을 준수하면서 국제 파트너들과 공개적이고 정직하게 계속 거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으로 수출된 러시아 금의 대부분은 홍콩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와의 협력은 제 3자의 방해나 강압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재무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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