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북한의 1968년 도발행위에 대해 북한 정부와 김정은의 책임을 인정한 우리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일제시대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대일 외교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처럼, 이번 판결 역시 향후 대북 교류 및 관계개선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19일 법조계 및 고(故) 고원식씨 아들 고모 씨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중심에 따르면 춘천지법 강릉지원 오지영 판사는 고씨 측이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1968년 울진·삼척 무장 공비 침투 사건으로 사망한 우리 국민에 대해 북한과 김정은이 배상을 해야한다는 것이 골자다. 당시 울진·삼척을 통해 침투한 북한 공비들은 평창에서 고원식(당시 35세)씨의 아버지(60), 어머니(61), 아내(32), 첫째 딸(6), 둘째 딸(3)을 살해했다. 일가족 5명을 모두 잃고 고통 속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한 피해자의 아들은 북한 측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원고 측은 “부모의 사망으로 인한 위자료 각 1억5000만원과 배우자와 자녀들의 사망으로 인한 위자료 각 2억원 등 총 9억원을 배상할 책임이 북한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북한을 통치하던 김일성의 손자인 김정은에게 상속분을 고려해 3630여만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청구액 전액을 인용, 북한과 김정은에게 각 4000만원과 909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이 발생했던 1968년 11월부터 2022년 2월 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씨 측은 재판에서 승소함에 따라 현재 법원에 공탁된 국내 방송·출판사들의 북한 저작물 사용료 20억원을 대상으로 강제집행을 시도할 예정이다.
류재율 법무법인 중심 변호사는 “당시 반인륜적인 범죄로 끔찍한 피해를 보고도 국가적 차원에서 아무런 보상이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나 그 유가족들에게 실질적인 최소한의 보상이나 지원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choij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