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영매체 ‘구걸행각(1)’ 반발…비난 지속 예고

北 핵실험·ICBM·SLBM·정찰위성 등 도발 가능성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입장문과 관영매체 보도 등을 통해 연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빙방문과 한미정상회담, ‘워싱턴 선언’에 대해 비난하면서 향후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다그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한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입장문과 관영매체 보도 등을 통해 연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빙방문과 한미정상회담, ‘워싱턴 선언’에 대해 비난하면서 향후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다그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한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확장억제 신뢰 제고를 골자로 하는 ‘워싱턴 선언’에 연일 반발하면서 도발 명분 쌓기에 나선 모습이다.

북한은 1일 조선중앙통신과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 일본 내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비판적 언론 보도를 전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노동신문은 이날 ‘고조되는 비난과 조소, 심각한 우려를 몰아온 괴뢰역도의 구걸행각(1)’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윤석열 괴뢰역도의 미국행각으로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엄중한 위험이 조성되고 역도의 추악한 사대굴종적 본색이 낱낱이 드러난 것은 세계적인 규탄과 조소거리로 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역도의 행각과정에 조작발표된 ‘워싱톤 선언’과 ‘공동성명’이 몰아올 부정적 후과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먼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더 통제불능의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데 대해 언급했다”며 “그는 미국이 지정학적 이익을 위해 지역의 안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조선반도문제에서 한사코 건덕지를 잡아 문제를 크게 만들면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까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 외무성 대변인이 “미국과 남조선의 합의는 명백히 불안정을 조성하는 성격을 띠고 있으며 지역안전과 전 지구적 안정에 심각한 부정적 후과를 끼칠 것”이라며 “이른바 ‘핵확장억제’ 계획을 해당 지역에서 재현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가려는 의향을 도발적으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신화통신을 비롯해 차이나데일리,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의 친미 외교정책을 지적하거나 미국 확장억제 구상을 비판한 내용도 상당 분량을 할애해 다뤘다.

특히 일본 언론이 한미정상 간 합의가 “북의 움직임을 멈춘다는 담보는 없으며 오히려 대항자세를 강화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신문은 이날 제목에 ‘(1)’이라고 숫자를 붙여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비난을 당분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은 전날에는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한미가) 앞으로도 ‘확장억제력 제공’과 ‘동맹 강화’ 명목 밑에 반공화국 핵전쟁 책동에 계속 집요하게 매달리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국가가 현재와 미래의 우려스러운 안전환경에 상응한 군사적 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며 향후 군사력 강화를 명분으로 한 도발을 지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논평은 한미가 새로운 확장억제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고, 전략핵잠수함을 포함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확대를 늘리는 ‘정례적 가시성’을 증진하기로 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는 “대조선 적재시정책의 집약적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북한의 대남·대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워싱턴 선언과 관련 “지역의 군사정치정세는 부득이 불안정한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면서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안전환경에 상응한 보다 결정적인 행동에 임해야 할 환경을 제공했다”며 추가 도발을 직접적으로 예고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또 “우리는 핵전쟁 억제력 제고와 특히는 억제력의 제2의 임무에 더욱 완벽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신했다”며 “저들이 핵전쟁연습에 광분할수록, 조선반도 지역에 더 많은 핵전략자산들을 전개할수록 우리의 자위권 행사도 그에 정비례해 증대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부부장이 언급한 핵 억제력의 ‘제2의 임무’는 상대방의 예상되는 핵반격 및 핵보복을 우려해 핵공격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핵 억제력 본연의 임무와 차별화되는 핵공격 징후시 선제 핵공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 공격을 전제로 ‘정권종말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서는 “미래가 없는 늙은이의 망언”이라고 원색비난했다.

북한이 이처럼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연일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정적인 행동’을 운운하며 군사력 강화를 공언한 만큼 향후 도발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의 향후 도발과 관련해서는 이미 준비를 마친 7차 핵실험 감행을 비롯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각도 발사, 고체연료 ICBM 추가 시험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종 준비를 다그친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