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해석해 정쟁하려는 검은 속내”…태영호 “대량학살에도 팔짱끼고 있으란 말인가”
尹 대통령, 민간 대규모 공격·대량 학살·전쟁법 위반 등 3가지 우크라 지원 세가지 조건
김병주 ‘이미 3가지 요건 충족’… 말대로라면 이미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가능
박홍근 ‘지원 발언 철회’·이정미 ‘아마추어 외교 언제까지 반복’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민의힘은 20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엄호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 발언은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가정해 나온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야권 공세에 방어막을 치는 모습이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나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고가 발생해선 안 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라며 “이를 확대 해석해 정쟁에 이용하려 드는 민주당의 검은 속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로지 불안을 조장해 국민 분열을 획책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무조건적 살상 무기 지원이 아닌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등의 사안’이 발생하면 현재 상태에서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점을 밝힌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등의 사안'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거기엔 세계 각국이 가장 우려하는 위험한 경우인 핵무기에 의한 대량 학살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태 최고위원은 “민주당 입장은 그 어떤 곳에서도 ‘인류사회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 일어나도 대한민국은 팔짱 끼고 가만있어야 한다’는 말이냐”고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B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 발언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같이 국제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며 “그랬을 때 우리는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야당이 외교적 문제에 있서 비판을 넘어선 비난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주권 국가로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충분한 발언”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적대국’이 될 것이란 반응을 낸 것에 대해선 “이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듣다 보면 결과적으로 국제 사회에서 옹색해질 수밖에 없는 건 러시아의 대응”이라고도 했다.
장예찬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주 원칙적인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든 절대로 민간인 대량 학살은 용납할 수 없지 않느냐,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야당에선 윤 대통령이 내건 세가지 조건은 이미 충족돼 사실상 현재에도 무기를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반응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건 세 가지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에서 발생이 다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얘기한 것이 민간에 대한 대규모 공격, 이미 이루어졌다. 두 번째로 얘기한 것이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다. 대량 학살은 자행된 걸로 계속 뉴스에 나오고 있다. 세 번째,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사항인데 러시아군이 전쟁법을 많이 위반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이 조건으로 한다면 지금 당장도 살상무기를 지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전제 조건이 이미 다 수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ㅏ.
김 의원은 “밀실에서는 이미 한미 간에 이런 협의가 됐을 걸로 저는 추정합니다. 왜냐하면 미국과 나토, 폴란드를 포함한 나토들은 끊임없이 우크라이나에 우리의 살상무기 지원을 요구해 왔던 게 사실”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는 지금 가장 부족한 게 포탄이 문제다. 포탄의 재고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 다음으로 우리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민주당 등 야당 지도부들도 일제히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며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국가안보와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를 국민적 공감대, 심지어 국회의 동의도 없이 대통령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발언 철회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헌법은 안전보장 및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 국군의 외국 파견 등은 국회 비준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익과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져올 정부의 일방적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군사적 지원이 시작되면 당장 우리 기업부터 직격탄을 맞게 된다. 윤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전에 공식화했어야 할 것은 군사지원 가능성 시사가 아니라 ‘분명한 불가 원칙 고수’여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큰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외교가 위험하다. 한국의 지정학적 숙명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같은 날 당 상무집행위원회에서 “강력한 유감”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윤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무력 분쟁 중인 한쪽 당사국에 살상 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대한민국 외교의 기본 원칙, 대한민국 역대 정부의 기본 입장과 완전히 상충된다“며 “군사지원은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에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방미를 앞두고 우리의 외교, 안보 정책의 우선순위를 스스로 흔들어 놓았다”며 “아마추어 외교를 언제까지 반복할 건가. 대통령 말 한마디에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는 일이 언제까지 반복되어야 하나. 윤 대통령은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추종하는 행태를 당장 멈추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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