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매물 줄고

월세→전세 움직임 감지

가격 하락 둔화 보이는데

지방은 역전세 지속 우려

“저자세 집주인 태도가 바뀌었어요” 서울 전세의 반격 [부동산360]
서울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금리 인상이 둔화될 것이라는 신호와 동시에 대출금리가 소폭 하락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바닥을 다지며 회복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다만 지방의 경우 매물 소화가 더디고 대규모 입주까지 계속될 예정이라 전세 시장이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63.2%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대비 6.8%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 하단이 3%선으로 내리자 월세로 옮겨간 전세 세입자들이 다시 전세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줄줄이 쌓이던 전세 매물도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 실거래정보를 제공하는 아실에 따르면 2월 말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4만9776건으로 나타났는데 3월 말 4만4337건으로 줄었고, 이달 13일 기준 4만2778건으로 집계됐다. 그간 전셋값 하락이 이어졌던 만큼, 금리 안정과 함께 매물이 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는 서울 지역 등에 국한되는 모습이다. 지방 아파트 전세 시장 상황은 여전히 여의치가 않다. 매매가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 미분양, 대규모 입주까지 겹치면서 역전세 우려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전셋값 하락 둔화 폭이 수도권과 서울에 비해 낮은 편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둘째주 전세가격지수는 모두 하락세가 둔화됐는데,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0.04%p, 0.02%p씩 줄어들 때 지방은 0.01%p만 축소됐다.

일부 지방의 경우 이달 들어 전세 매물이 늘어나기도 했다. 14일 아실 데이터를 보면 이달 초와 비교했을 때 충남(3.7%), 강원(1.5%), 제주(1.0%), 경남(0.5%), 울산(0.4%) 등 지역에서 전세 매물이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대구(3만4638가구), 충남(2만1405가구), 부산(2만155가구) 등 지방 대도시 위주로 입주 예정 물량이 상당수 존재해 지방 역전세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실제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 2만7952건 중 1만7016건(60.88%)이 2년 전과 비교해 더 낮은 가격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대구는 1102건 중 948건(86.03%)이 역전세로 전국 시·도 중 역전세 거래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뒤는 ▷세종(76.08%) ▷인천(70.33%) ▷부산(68.57%) 순이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영향을 받으면서 집값이 급락한 지역 위주로 역전세 발생 비율이 높았다"며 "대구의 경우 공급이 많았기 때문에 전세 시세 하락이 더욱 가팔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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