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모르는 사람이 제 통장으로 1억을 보냈습니다”.
40대 여성 A 씨는 3월말 모르는 사람 이름으로 통장에 550만원이 입금됐다. 낯선 이름에 잘못 보낸 돈으로 의심돼 은행 창구 이 사실을 알렸다. 은행 측은 잘못 보낸 돈으로 보인다며 ‘받은 사람은 보낸 사람이 오송금 반환 신청을 하면 연락이 갈테니 기다리라’고 안내했다.
며칠 후 A씨에게 연락이 온 곳은 다름아닌 A씨 아파트에 월세로 세를 사는 B씨였다. B 씨는 “제 아들이 저번에 돈을 잘못 보냈는데 이번에도 또 잘못 보냈다고 한다”며 “저에게 좀 돌려주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B씨가 돌려달라는 금액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 통장엔 앞서 550만원을 보낸 C씨의 이름으로 9900만원이 재차 입금돼 있었다. 세입자 B씨는 총액인 1억 450만원을 자신 명의 통장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은행에 반환 신청을 해 공식적으로 처리하라고 요구했지만 B씨는 오송금 반환신청이 안 된다는 거짓말까지 보태 직접 송금을 요구했다.
이같은 상황을 접한 A씨는 다양한 범죄 시나리오를 떠올렸다. 탈세, 자금세탁 등 다양한 명목들이 A씨의 머릿속을 채웠다. A씨가 경찰에 신고하기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같은 사연을 올리자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한 누리꾼은 댓글로 “월세 세입자 아들(C씨)이 청년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것 같다. 1억1000으로 전세 서류를 만들었고, 550만원은 5% 계약금인 듯하다”며 “월세 세입자 계약서류에 세입자와 날짜만 변경해서 아들 이름으로 청년 전세대출을 받은 듯하니 동사무소 가서 확정일자를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A씨가 동사무소를 통해 파악한 상황은 누리꾼 댓글 속 추측과 일치했다. B씨가 A씨와 월세계약을 맺은 후, A씨의 도장을 위조하고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까지 도용한 뒤, 자신의 전화번호를 넣어 1억1000만원짜리 ‘전세 계약서’를 만든 정황 증거가 포착된 것.
사태를 파악한 A 씨는 경찰서에 B씨 측을 사문서위조로 고소했다. A씨는 B씨가는 아들 C씨를 이용해 나라로부터 전세 대출금을 받은 뒤 다른 용도로 유용하기 위해 집주인인 자신의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보고 법정 공방에 나선다는 입장을 후기를 전했다. A씨는 “노인 세대였다면 (달라는 대로) 뒤로 돈을 주셨겠지요. 완전 소름 입니다. 잘 싸워보겠습니다”라며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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